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고사 위기에 내몰린 항공업계의 구조조정이 줄을 잇고 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항공사업 부문인 GE에이비에이션이 전체 인력의 25%를 감원한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GE에이비에이션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연내 글로벌 인력 1만3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GE에이비에이션은 직원의 10%를 감원한다고 밝혔었는데 감원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이번 감원 계획에는 자발적인 조기 퇴직도 포함됐다.
GE에이비에이션은 “상업용 항공사업 부문에 불어 닥친 전례 없는 타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이번 감원으로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 규모의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비드 조이스 GE에이비에이션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우리는 지난 두 달 간 힘겨운 비용 절감 조치로 대응해왔지만 유감스럽게도 시장의 현실에 맞춰 더 많은 조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항공기용 엔진 제조업체 중 한 곳인 GE에이비에이션은 상업용 항공기 대다수에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항공 수요 감소로 글로벌 항공사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그 여파가 항공기 제조업체와 엔진부품업체로 도미노처럼 몰아쳤다.
세계 양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과 에어버스의 항공기 생산 및 주문 급감으로 GE에이비에이션 매출도 고꾸라졌다.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GE는 상업용 항공기 엔진 주문이 1분기에 82% 급감한 145개에 그쳤다고 밝혔다. 보잉 737맥스에 들어가는 LEAP 엔진 주문은 99% 감소해 거의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1분기 6억4100만 달러(약 7855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보잉도 지난달 말 전체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1만60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737맥스 기종의 잇단 추락 참사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직격탄까지 맞았다는 분석이다.
데이브 캘훈 보잉 CEO는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여객수요가 1년 전보다 95% 급감했다”며 “지난해 수준으로 수요가 회복되는 데는 2~3년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최대 항공기업 에어버스도 대대적인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지난달 초 프랑스 직원 3000명에 이어 27일 영국 직원 3200명에 대해 무급 휴직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기욤 포리 CEO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전례 없는 속도로 현금이 고갈되고 있다”면서 “회사의 앞날이 더 가혹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항공업계에 드리운 암울한 전망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알렉산더 드 주니악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사무총장은 “글로벌 항공 수요가 연말까지 평소의 60%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올해 비행기 티켓 매출도 3140억 달러 손실을 볼 것”이라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