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테크놀로지가 한국타이어의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을 대상으로 한 상호사용 금지 등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했다.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 60민사부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회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HANKOOK TECHNOLOGY GROUP’ 등의 상호를 자동차 부품류의 제조ㆍ판매업 및 지주 사업에 관한 영업 표지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소송비용은 채무자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부담한다.
판결에 따르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자동차 부품류 제조 판매업 및 지주회사를 위한 간판, 거래서류, 선전광고물, 사업계획서, 명함, 책자, 인터넷 홈페이지 및 게시물 등에 한국테크놀로지 그룹 등의 상호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상호가 표시된 간판, 서류, 광고물, 명함 등에 대해서는 점유를 풀고 채권자인 코스닥 상장사 한국테크놀로지가 위임하는 집행관이 보관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채권자 코스닥 상장사 한국테크놀로지가 이미 8년 전부터 이 상호로 영업하고 있고, 특히 자동차 전장사업 부문에 진출해 해당 분야에서 상호를 사용한 것도 2년 5개월 이상 광범위하게 사용된 만큼 주지성이 인정 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상호가 상당히 유사해 오인, 혼동 가능성이 있고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 ‘소정의 부정경쟁행위 요건으로서의 혼동 가능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한국테크놀로지는 이번 판결에 대해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상호사용금지 소송에서 승소한 첫 사례"라며 "사명 소송 중에서도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경우 매년 매출액의 0.25%, 약 수백억 원에 이르는 상표사용료를 한진칼에 내고 있다”며 “한국테크놀로지의 상호권도 수백억원 상당의 가치를 지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수년 이상 상표를 사용해온 중소 강소 기업의 상표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인정한 좋은 판례가 될 것”이라며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상호 사용이 불가해졌고 심지어 직원들의 명함조차도 못쓰게 된 것으로 안다. 적법한 법적 절차에 따라 향후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