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통신요금 경쟁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2019년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국가 정보통신정책 수립을 위해 설립된 국책연구기관이다.
이날 연구원은 “1위 사업자 점유율 및 시장집중도 감소 등에 따라 시장구조 지표가 다소 개선됐으나 이는 주로 알뜰폰 활성화 등 정책효과에 따른 것”이라며 “시장 구조나 성과 등 측면에서 경쟁이 활발하다고 결론 내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알뜰폰 활성화 등 5G 환경에서의 이동통신 경쟁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난해 LG유플러스의 CJ헬로(현 LG헬로비전) 인수 시 부과한 인가 조건이 비견한 예”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LG유플러스의 5G 도매 대가를 66%까지 내려 알뜰폰 사업자가 3만~4만 원대 중저가 5G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는 ‘요금 인가제 폐지’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을 중요한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요금 인가제’는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가입자 1위)인 SK텔레콤이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거나, 기존 요금제의 가격을 인상할 경우 정부의 인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였다.
이 제도가 앞으로는 ‘유보신고제’로 바뀐다. 앞으로 SK텔레콤은 요금제를 출시할 때 KT, 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하면 된다. 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간 심사를 통해 요금제 신고를 반려할 수 있다.
정부와 통신업계는 ‘통신요금 인가제’가 아예 폐지되는 것이 아니라 ‘유보신고제’로 바뀌는 만큼 급격한 요금인상 우려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되레 경쟁을 통해 보다 다양한 요금제가 출시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달리 통신·소비자·시민단체는 인가제가 폐지되면, 이동통신 3사가 담합해 요금을 인상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유보신고제로 여전히 정부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급격한 요금인상 등을 반려할 수 있는 제어 수단을 갖고 있다”며 “업체 간 경쟁 활성화로 다양한 통신요금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