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게임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중국 판호 문제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다만 ‘게임’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대해서는 협회에 공을 넘겼다.
2일 박 장관은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게임 분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7일 정부가 발표한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 후속조치 차원이다.
박 장관은 “올 1분기 벤처 인증을 받은 상장사 또는 벤처투자 받은 회사 중 고용이 가장 많이 늘어난 회사 5곳 중 2곳이 바로 펄어비스와 컴투스 등 게임업체”라면서 “중기부는 앞으로 게임 분야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날 비대면 기업을 육성하는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를 1조 원 규모로 조성키로 했는데 이 중 게임 펀드, 바이오 펀드 등 다양한 업종으로 분리하기로 했다”며 “성공한 멘토 기업이 후배 스타트업을 키우는 펀드란 특징에 따라 운용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메이저 게임사는 스타트업에 사업 운영 방향 등에 대해 조언했다. 또한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요청했다.
이승원 넷마블 대표는 “넷마블이 상장사인 만큼 주주들에 대한 책임 경영을 이유로 스타트업만큼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실험을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2~3년간 혁신적이거나 창의적인 시도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 않고 규모가 크건 작건 안전한 선택만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가 펀드 조성 등을 통해 스타트업이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준다면 스타트업과의 협업에 대한 접점을 잘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진원 크래프톤 본부장은 “게임업계의 본질은 ‘실패의 경험’”이라며 “실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중장기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게임 스타트업들의 현장 목소리도 들었다.
게임 스타트업계는 중국 판호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양선우 버드레터 대표는 “매출 40%가 발생하던 중국 모바일 시장의 판로가 막혀 있다”며 “올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하는 것으로 아는데, 중국 정부와 게임 공정거래 안건을 논의해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정부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제고 방안도 화두에 올랐다.
최원규 캐치잇플레이 대표는 “교육보다 몰입효과가 크단 점에서 게임은 좋은 학습 도구가 될 수 있다”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박 장관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모두발언에서 “게임산업 간담회에 참석한다고 했더니 주변에서 ‘그거 엄마들이 싫어하겠다’고 하더라”며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게임이 창작물이 된 상황이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다만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인식 제고 등은 게임 협회에서 해결하고 정부가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협회와 함께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엔 중기부 창구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버드레터, 스티키핸즈, 캐치잇플레이, 슈퍼플래닛, 엔젤게임즈 등 5개 스타트업이 참석했다. VC에선 최화진 코나벤처파트너스 대표, 장정호 스마일게이트 이사, 안근영 엘비인베스트먼트 전무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