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안 힘싣는 與… “김종인 위원장도 과거 당론으로 채택해”

입력 2020-06-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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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부적격 이사, 주주가 해임 건의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해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업지배구조개선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2일 "경제민주화와 규제혁신이 양 날개로 동시에 가야 한다"며 "기업지배구조개선은 경제 정의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상법 개정안의 핵심으로는 전자투표제와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비롯해 감사위원 분리선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이 꼽힌다. 이는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주요 입법과제 중 하나로, 민주당은 앞서 지난달 27일 열린 당선자 워크숍에서 공정경제를 개혁과제로 꼽은 바 있다. 정부 역시 지난 1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공정문화 확산을 위한 경제력 집중 해소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업지배구조개선 토론회 '박용진 의원 발의예정 상법 개정안을 중심으로'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며 21대 국회에서 기업지배구조개선 상법 개정안이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21대 국회에서는 규제 혁신과 경제 민주화를 위한 과제를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균형 있게 추진해나갈 것"이라며 "이 법안은 20대 국회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대표 발의했던 법이기 때문에 21대 국회에서 (야당의 협조로) 법 통과에 청신호가 켜진 게 아닌가 기대를 해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수 일가의 전횡, 부당 내부거래 등 불투명한 구시대의 기업지배 문화는 국가 경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장애 요소"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20대 국회에서도 상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당사자들의 반대와 야당의 반대 때문에 이루지 못했다"며 "민주당은 이른바 '문재인 뉴딜'의 추진에 박차를 가하면서 경제민주화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서면 축사에서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을 지나 새로운 성장과 번영의 숲으로 가기 위해선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재벌개혁은 필수과제"라고 강조했다.

조정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총수가 소수 지분으로 대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현상이 지속해왔다"며 "근본적 변화를 위해 상법 개정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민주당 비대위 대표로 있을 당시 당론으로 상법 개정을 추진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러한 점을 들어 통합당에 공감대를 형성해줄 것을 요청했다. 다만, 이날 김종인 위원장도 토론회에 초청됐으나 불참했다.

변재일 의원은 "이 법안은 김종인 위원장이 우리 당에 있을 때 당론으로 채택한 것"이라며 "통합당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노웅래 의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고, 지금 제1야당 대표이기도 한 김종인 대표의 발의안이기도 하다"라며 "이번에는 꼭 왜곡된 경제구조를 고쳐야 한다"고 전했다.

박용진 의원은 "경제민주화는 기업을 옥죄는 법이 아니다"라며 "이사회가 거수기가 아니라, 경영진의 판단에 의견을 주고 비판할 수 있을 때 기업이 튼튼해질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21대 국회에 제출할 1호 법안으로 상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토론회 의견을 수렴해 완성도 있는 법안을 만들어 6월 초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행제도에는 부적격 사내이사, 사외이사를 제재하거나 해임할 수 있는 장치가 미흡하다"면서 "부적격자가 이사가 됐을 경우 주주가 해임을 건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상법 개정을 통해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이 법제화 시 총수, 기업인의 경우 횡령ㆍ배임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뒤 재판 중 또는 형 확정 후 집행유예 기간 중 이사직을 유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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