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6~7월 6곳 폐점ㆍ홈플러스 3개점 매각 추진에 마트노조 우려 목소리
소비패턴 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대형마트가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면서 일자리 감소가 현실화하고 있다. 출점 절벽에다 소비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히 이동하면서 대형마트업계의 ‘줄폐점’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직원들의 실직 공포가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 업체들은 폐점 점포의 인력을 인근 점포로 재배치해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대규모 실직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과거 1~2곳의 매장이 동시에 문을 닫으며 인력을 인근 점포로 재배치한 사례는 있지만, 이번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매장들이 폐점에 나설 경우 직원을 모두 흡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점에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롯데마트의 임직원 수는 계속해서 감소 추세다. 2017년 1만3608명이던 직원 수는 올해 3월 1만2883명으로 줄었다.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2018년 임직원 수가 240명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는 373명이나 줄었다. 코로나19가 강타한 올해 1분기에만도 112명의 임직원이 감소했다.
출점 절벽에 자동화된 영업환경으로 퇴사를 해도 인력을 새로 뽑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일부는 이커머스 등 신사업 부서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실제 롯데쇼핑은 이달 말 빅마켓 킨텍스점과 롯데마트 천안점, 의정부점 등 3곳의 매장을 폐점하기로 한 데 이어, 현재 양주점과 천안아산점, 빅마켓 신영통점의 영업 종료 소식을 알렸다. 7월 말 폐점을 목표로 현재 직원을 상대로 면담을 진행 중이다.
마트 측은 폐점 대상 매장에서 근무하던 인력을 인근 점포로 전환 배치해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반경 40㎞ 이내에 있는 매장으로 전환 배치될 것”이라면서 “대부분 인근 마트로 이동되며 롯데온 등 이커머스 사업의 물류센터 등의 전환은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빅마켓 킨텍스점의 경우 반경 40㎞에는 하남시 일부와 안산시까지 포함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인근 점포가 아닌 먼 거리 점포에 재배치되는 것은 사실상 퇴직 압력이라는 노조 측 주장도 나온다. 특히 캐셔 근로자의 경우 거주지 인근 점포 출퇴근을 선호해 근무지 이동에 따라 자발적으로 퇴사를 선택하는 직원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대형마트 폐점에 따른 전환 배치 과정에서는 출퇴근 등의 사유로 통상 10% 내외의 직원이 회사를 그만뒀다. 전환 배치를 선택했다가 이후 퇴사한 인원을 더하면 수치는 더 늘어난다. 하지만 이번처럼 동시 다발적으로 폐점한 적이 없었다. 인근 지점에서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인력이 한꺼번에 재배치돼야 하는 상황에서 출퇴근이 어려운 매장에 배치될 경우 퇴사를 선택하는 직원은 더욱 늘 수밖에 없다.
노조 측에서는 폐점 점포당 최대 50%에 가까운 인력이 실업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연이은 폐점으로 갈 곳이 계속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이번에 폐점 대상이 된 점포들은 대략 100~200명이 근무하는데 이를 토대로 계산할 경우 7월까지 위협받는 롯데마트 일자리는 최대 600여 개이며,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불어난다.
마트노조 관계자는 “먼거리 배치 시 출퇴근을 감당할 수 없어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다”면서 “여러 곳의 노동자가 한꺼번에 흩어지면서 과거 어느 때보다 실업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대형마트 업계의 구조조정이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올해 롯데마트는 총 16곳의 매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5년간 폐점 예상 점포는 50개에 이른다. 이는 현재의 125개 점포 중 40%로 일자리가 비슷한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홈플러스는 최근 매각 주관사로 딜로이트안진을 선정하고 안산점과 대전 둔산점, 대구점 매각을 추진 중이다. 다만 홈플러스 측은 “대형마트 업계가 워낙 힘들다 보니 자산 유동화를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매각 단계까진 아니다”면서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홈플러스노동조합은 이번 매각이 폐점을 전제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매각 후 건물을 헐고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계획이라는 것이란 설명이다. 노조 측은 “이번 매각은 통상적으로 해오던 매각 후 재임대방식이 아니라 폐점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이번 매각으로 3개 매장 직원 수천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트레이더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이마트 역시 전문점 구조조정 때문에 일자리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삐에로쑈핑과 헬스앤뷰티(H&B) 사업인 부츠를 정리하고 있는 이마트는 지난해 239명의 임직원이 줄었다. 올해 1분기에도 183명이 감소해 3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감소분의 76%가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