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 베어스팁 10-3년 금리차 56.3bp 2주만 최대 ‘입찰부진’

채권시장은 약세를 기록했다. 특히 10년물 구간이 가장 약해 일드커브는 스티프닝됐다.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간 금리차는 2주일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국고채 입찰에 따른 물량부담감이 작용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 헤지물량이 늘었다. 실제 이날 실시한 3조1500억원어치 국고채 10년물 입찰은 다소 부진했다는 평가다. 응찰액 8조9440억원을 보이며 예정액 전액이 낙찰됐지만, 응찰률은 283.9%로 2월 283.3% 이후 넉달만에 가장 낮았다. 낙찰금리는 1.390%였으며, 부분낙찰률은 11.8%였다.

외국인이 현선물을 대량매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기관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우위를 보였다. 반기말을 앞둔 포지션축소 움직임으로 주로 단기물을 거래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북을 중심으로 통안채와 금융채 매도가 많았다.

북한 리스크가 재등장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그간 너무 오른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코스피는 4.76% 폭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01% 급등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국고채 입찰 부담과 반기말을 앞둔 포지션 정리로 약세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글로벌 변동성이 확대되고, 원화 3대 자산인 주식·채권·환율이 모두 약세를 기록하는 등 불안한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오늘 약세로 한국은행 국고채 단순매입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된 것은 맞지만, 반기말까지 약세 국면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15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안1년물과 2년물은 2.2bp씩 올라 각각 0.691%와 0.804%를 기록했다. 국고3년물은 2.0bp 오른 0.861%를, 국고5년물은 2.8bp 올라 1.153%를 보였다. 국고10년물과 20년물은 3.6bp씩 상승해 각각 1.424%와 1.565%를 나타냈다. 국고50년물은 2.1bp 오른 1.583%를 보였다. 국고10년 물가채는 6.3bp 상승한 1.045%에 거래를 마쳤다.

장외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0.9.15통안채를 2500억원, 20.12.15통안채와 20.9.15통안채를 각각 1200억원어치씩 매수하는 등 총 1조600억원어치 가량을 매수했다.

한은 기준금리(0.50%)와 국고채 3년물간 금리차는 36.1bp로 벌어졌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1.6bp 확대된 56.3bp로 1일 56.4bp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2.7bp 하락한 37.9bp를 보였다.

6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지난주말대비 11틱 하락한 111.95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점은 112.07, 저점은 111.92로 장중변동폭은 15틱을 기록했다. 미결제는 4만884계약, 거래량은 5만9971계약이었다.

원월물인 9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9틱 떨어진 111.88을 보였다. 미결제는 32만7685계약을, 거래량은 6만5473계약을 보였다. 근월물과 원월물간 합산 회전율은 0.34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1만8853계약을 순매도해 사흘째 매도에 나섰다. 이는 또 3월3일 2만91계약 순매도 이후 3개월10일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 기록이다. 반면, 외국인은 1만9872계약을 순매수했다. 이는 2010년말 신국채선물 재상장이후 일별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던 2017년 8월25일 2만9147계약 순매수 이후 2년10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수다.

6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장보다 40틱 내린 133.18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점은 133.77, 저점은 132.94로 장중변동폭은 83틱에 달했다. 이는 3일 97틱 이후 최대폭이다. 미결제는 2만2977계약을, 거래량은 4만3461계약을 보였다.

원월물인 9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48틱 하락한 133.00이었다. 미결제는 13만6051계약, 거래량은 3만6369계약을 나타냈다. 합산 회전율은 0.50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4248계약을 순매도해 이틀째 대량매도에 나섰다. 이는 또 8일 5865계약 순매도 이후 일별 최대 순매도다. 반면, 외국인은 2046계약을 순매수해 이틀째 대량매수를 이어갔다. 직전장에는 3081계약을 순매수했었다. 은행은 1628계약을 순매수해 10거래일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는 2010년 12월말 신국채선물 재상장이후 역대 최장 순매수 기록이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근월물 3선과 10선은 각각 저평 3틱과 저평 1틱을 기록했다. 원월물 3선은 저평 2틱을, 10선은 고평 1틱을 각각 나타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없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지난주말 미국채 금리 상승과 환율 급등으로 채권 금리도 소폭 상승 출발했다. 10년물 입찰에 따른 부담으로 약세 흐름을 보였고, 단기물도 반기를 앞두고 RP북 등에서 통안채나 금융채를 매도하면서 약세 분위기를 이어갔다. 10년물 입찰 금리가 예상보다 높게 낙찰되면서 시장은 추가로 밀렸다. 증권사 헤지물량도 늘어 금리 상승폭을 키우는 모습이었다”며 “금리 상승에 따라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 기대감도 있었지만 큰 흐름을 막지 못했다. 외국인 대규모 선물 매수에도 불구하고 반기를 앞둔 국내기관들의 포지션 축소와 북한리스크 재등장 등으로 시장 분위기는 다소 위축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한은 단순매입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단순매입시 일시 회복 가능성은 있겠지만, 반기말까지는 약세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대외 금리 상승에도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강보합으로 출발했으나, 증권사 입찰 헤지 물량으로 약세를 지속했다. 전반적으로 물량부담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외국인 현선물 매수, 주가 급락, 장중 미 금리 하락에도 원화채권은 10년물 중심으로 큰 폭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화자산인 주식과 채권 환율이 큰 변동성을 보이며 약세를 기록했다. 다시금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는 양상”이라며 “글로벌 변동성도 다시 확산세여서 그 추이를 봐야할 듯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