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분자탄생 원자움직임 '1000조분의 1초단위' 관측 성공

입력 2020-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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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이효철 교수(왼쪽)와 김종구 선임연구원 (연합뉴스)
▲펨토초 엑스선 회절법 심험 과정 모식도 (IBS 제공)

국내 연구진이 원자들이 결합해 분자가 만들어지는 화학결합 전체 과정에서 원자들의 실제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 이효철 부연구단장(KAIST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X-선자유전자레이저(펨토초 X선 펄스)를 이용, 화학결합을 형성하는 분자 내 원자들의 실시간 위치와 운동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화학반응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체 과정의 원자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한 것이다. 이 교수팀은 2005년 분자결합이 끊어지는 순간을 관찰해 '사이언스'에 발표하고, 2015년에는 화학결합이 끝나 분자가 탄생하는 순간을 포착해 '네이처'에 발표했었다.

이전까지 연구가 화학반응 시작과 끝의 원자들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것이라면, 이번에는 화학반응이 진행되는 동안 원자들의 움직임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이다. 화학반응 과정을 관찰하기 어려운 것은 원자 크기와 반응 공간이 옹스트롬(Å:1억분의 1㎝) 단위로 측정해야 할 만큼 작고, 반응속도는 펨토초(fs:1000조분의 1초) 단위로 측정해야 할 만큼 빨라서다.

연구팀은 화학반응의 펨토초 순간을 관측하기 위해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X-선 자유전자 레이저(펨토초 X선 펄스)를 이용했다. 연구팀은 물속에 녹아 있는 금(Au) 원자에 레이저를 쏴 금 원자 3개가 결합하는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이 과정을 펨토초 X선 펄스로 관찰했다.

연구팀은 화학결합 형성 후 원자들이 같은 자리에 머물지 않고 원자들 간 거리가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진동 운동을 하는 것도 관측했다.

제1저자인 김종구 선임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히 연구해 반응 중인 분자의 진동과 반응 경로를 직접 추적하는 '펨토초 엑스선 회절법'을 완성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다양한 유·무기 촉매 반응과 체내 생화학적 반응 메커니즘을 밝혀내면 효율이 좋은 촉매와 단백질 반응과 관련 신약 개발 등을 위한 기초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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