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3개월 연속 마이너스…"한국 둘러싼 수출 상황 모두 최악에 하반기 더 악화 우려"

입력 2020-07-0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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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경제 봉쇄 완화는 수요 증가에 도움 안 돼…홍콩 통한 거래 사실상 없어져"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수출이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한국이 수출 강국의 면모를 잃어가고 있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홍콩보안법을 둘러싼 미·중 무역갈등 격화 등 한국을 둘러싼 수출 상황이 모두 최악으로 치달으며 회복은커녕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 수출액이 392억1000만 달러를 기록, 작년 같은 달보다 10.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출은 2월 3.5% 증가에서 3월 1.6% 감소로 돌아선 뒤 4월 -25.5%, 5월 -23.6%에 이어 3개월 연속 두 자릿수대 감소 폭을 보였다.

정부는 6월 수출 감소 폭이 4, 5월보다 줄어든 것을 두고 주요 지표들이 개선된 것에 의미가 있다며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 2개월 연속 -20%대였던 수출 증감률이 -10%대에 진입하는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주요 지표들이 개선된 것은 의미가 있다"며 "하반기 주요국들의 경제 재개, 대규모 투자 등이 예상됨에 따라 이를 우리 수출 반등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물류·인력·마케팅 등에 대해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상 한국을 둘러싼 수출 상황은 어느 것 하나 좋아 보이는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올해 4월 수출 절벽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한 통상 전문가는 이제는 오히려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피력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하면 수출이 상당히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는데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상황으로는 한국의 수출 시장이 좋아질 게 전혀 안 보이기 때문에 4월에 한국 수출이 올해 연말까지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오히려 더 악화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경제봉쇄 완화가 수출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이 경제활동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소비가 회복 기미를 나타내면서 수출이 하반기로 갈수록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는 낙관적인 생각이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각 국가가 더 이상 봉쇄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봉쇄를 완화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를 통해 발생한 수요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코로나19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 봉쇄가 풀리는 것과 어쩔 수 없이 봉쇄를 완화하는 것은 소비자들한테 온도 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AP뉴시스)

실제로 미국, 브라질 등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재확산하면서 '2차 팬데믹'이 현실화하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최근 "코로나19는 종결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며 "확진자가 1000만 명, 사망자는 50만 명에 달하고 국가별 단합이나 국제적 연대가 부족한 데다 세계가 분열돼 바이러스 확산을 부추기는 상황에서는 최악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도 수출 회복의 걸림돌이다. 중국 정부가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키자 미국은 홍콩의 특별무역 지위를 철회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정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은 중국이 미국한테 디커플링을 촉발시키는 쪽으로 가버린 것"이라며 "홍콩이 시장경제에 있어서 경제자유도가 높은 지역이었는 데 그게 다 없어지고 나면 홍콩을 통한 거래는 사실상 사라진 게 되기 때문에 그것까지 고려해서 손실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많이 늘렸는데 비즈니스 관점에서 판단했겠지만 이것이 부작용으로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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