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실장 서훈·통일장관 이인영...외교안보특보 임종석ㆍ정의용
문재인 대통령은 3일 국가정보원장에는 박지원 전 국회의원을 내정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는 서훈 국정원장, 통일부 장관에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또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이 같은 내용의 외교안보라인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박 전 의원에게 쏟아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정치원로가 국정원장으로 중용된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으로 평가된다.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는 1942년생으로 만 78세다. 21대 총선에서 전남 목포에 출사표를 냈지만 낙선한 뒤 사실상 방송인으로 변신했다.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 나섰을 때 경쟁자이기도 했던 박 후보자를 과감히 발탁한 것은 검증된 능력을 신뢰했기 때문로 풀이된다. 박 후보자는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이 이번 인선의 강력한 배경으로 꼽힌다.
박 후보자에게는 3차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대북관계의 돌파구를 여는 임무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뿐 아니라 미국측과도 소통하며 의견조율을 해야하는 만큼 전략가로 꼽히는 박 후보자의 물밑 행보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강 대변인은 "4선 국회의원 경력의 정치인으로 메시지가 간결하면서 명쾌하고 정보 상황 판단 능력이 탁월하다"면서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해 국정원 업무에 정통하다"고 평가했다.
관심을 모았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는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맡겨졌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도 함께 외교안보특보로 임명돼 문 대통령을 계속 보좌하게 됐다. 임 내정자를 외교안보특보에 임명한 것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피하면서 곧바로 문 대통령을 보좌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이 고려된 선택으로 해석된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는 예상대로 이인영 의원이 내정됐다. 이 의원은 민주당 원내사령탑으로 21대 총선 압승을 이끌었고, 국회 현안을 다루는 경험과 지혜를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강 대변인은 "국회의원 재임 시절 개혁성과 탁월한 기획능력, 강력한 추진능력을 평가받았다"면서 "교착상태의 남북관계를 창의적이고 주도적으로 풀어나감으로써 남북 화해 협력과 비핵화라는국정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 내정도 예견된 결과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교체가 예고된 이후 줄곧 0순위 후보로 거론돼 왔다. 강 대변인은 "평생 국가안보를 위해 헌신해온 국정원 출신 외교안보 전문가"라면서 "국정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강한 안보, 국제협력 주도 등 국정목표를 달성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국가안보실장과 외교안보특보는 이르면 6일 임명한다"고 밝혔다. 박지원 후보자와 이인영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을 거친 뒤 임명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