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남북관계도 악화한 가운데 방한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비건 부장관의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11월 미 대선 전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했다. 사실상 한미워킹그룹 미국 측 수석대표인 비건 부장관의 방한이 이뤄지면 최근 한반도 정세와 북미대화 재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참가를 요청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 제1부상은 4일 “지금과 같은 예민한 때에 조미(북미)관계의 현 실태를 무시한 수뇌회담(정상회담)설이 여론화되고 있는 데 대해 아연함을 금할 수 없다”며 “긴말할 것도 없이 (북미 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비건 부장관은 다음 주 초 한국을 방문하고 나서 일본 도쿄로 갈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도 오는 7일 한국을 찾은 비건 부장관이 한국의 카운터파트들과 만나는 몇몇 국무부 관리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비건 부장관은 서울에 도착한 뒤 약식 기자회견을 포함해 한국 언론을 상대로 브리핑도 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부장관 일행은 방한 기간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비롯해 외교부, 청와대 등 외교안보라인과 두루 접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박 3일간 방한 일정을 마치면 비건 부장관 일행은 곧바로 일본으로 건너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최 제1부상은 “그 누구의 국내 정치 일정과 같은 외부적 변수에 따라 우리 국가의 정책이 조절 변경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이벤트’ 차원의 미북 정상회담에 응할 뜻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