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 장윤정 선수가 지난달 26일 숨진 故(고)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 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숙현 선수와 함께 경주시청에서 뛴 동료 2명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으며,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되어 있었다"라고 밝혔다.
A 선수는 이날 자리에서 "김규봉 감독은 최 선수와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으며, 주장인 장윤정 선수도 최 선수와 저희를 집단 따돌림 시켰다"라며 "감독은 2016년 8월 점심에 콜라를 한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20만원치 빵을 사와 최 선수와 함께 새벽까지 먹고 토하게 만들고, 또 먹고 토하도록 시켰다"라고 증언했다.
또 A 선수는 "경주시청 선수 시절 동안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다"라며 "감독에게서 인센티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지원금이 나오는데도 80~100만원가량 사비를 주장 선수 이름의 통장으로 입금을 요구했다"라고 폭로했다.
다른 동료 선수 B 씨도 "가혹행위는 감독뿐 아니라 팀의 최고참인 주장 선수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항상 선수들을 이간질하며 따돌림 시키고 폭행과 폭언으로 선수들을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었다"라며 "같은 숙소를 쓰다 보니 훈련시간뿐 아니라 24시간 주장 선수의 폭언과 폭력에 항상 노출돼있었다"라고 말했다.
B 선수는 "주장 선수는 최 선수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서로 이간질해 다른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하게 막았고 최 선수가 팀닥터에게 맞고 나서 방에서 혼자 휴대폰을 보면서 크게 울고 있는 것도 '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폭로했다. 이어 "훈련하며 실수하면 물병으로 머리를 때리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를 멱살 잡고 옥상으로 끌고 데려가 '뒤질 거면 혼자 죽어라' '뛰어내려라'라고 협박해 '잘못했다, 살려달라'라고 사정했다"라며 "감기몸살이 걸려 몸이 좋지 않아 훈련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선배를 시켜 각목으로 폭행해 피멍이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팀닥터를 저격하며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고,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최 선수를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라고까지 말했다"라고 폭로했다.
이들은 "아직까지 다른 피해자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라며 "지금이라도 가해자들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 모든 운동선수들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기를 바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트라이애슬론 장윤정 선수는 2007년부터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트라이애슬론 여자부 동메달,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트라이애슬론 혼성릴레이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경주시청 소속으로 나간 전국체전에서는 2007년 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동메달, 2016 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금메달, 2017년과 2018년에는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냈고, 지난해는 단체전 은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