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대비 수익성 4분의1로 줄어
정유사들이 야심 차게 준비한 저유황 중유(LSFO) 사업의 수익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초의 4분의1 수준으로 악화했다. 국내 일부 정유사들은 가동률을 낮춰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
7일 에너지 분야 정보분석업체 S&P 글로벌 플래츠(Global Platts)에 따르면 3일 기준 싱가포르 LSFO와 두바이유의 가격 스프레드는 배럴 당 7.33달러였다.
쉽게 말해 원유에서 LSFO를 만들어 팔아 남는 돈이 이 수준이라는 것이다.
최근 이 스프레드는 조금씩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발표 다음 날인 1월 2일 배럴 당 29.77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수익성은 4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LSFO란 기존 선박 연료유에서 황 함유량을 줄인 제품이다. 올해 IMO가 선박들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 아래로 낮추도록 한 환경규제를 전면시행하면서 대체재로 주목받았다.
정유사들은 일찌감치 LSFO 관련 증설 투자를 하며 수요 증가에 대비를 해왔다. 특히, SK에너지는 1조 원을 투입해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새로 짓기도 했다.
장기 침체기를 겪던 정유사들은 이 새로운 시장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이런 중에 일부 정유사들은 가동률 조정 등을 통해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에너지는 최근 LSFO 가동률을 90% 정도로 낮춰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해운업황 악화로 LSFO의 시황도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도 60~70% 정도 수준으로 LSFO의 가동률을 유지하다 이번 달부터 가동량을 차츰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황에 따라 줄인 건 맞지만, 가동률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100% 가동하고 있고, GS칼텍스도 인위적인 가동률 조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LSFO는 원유 정제 과정 중에 부산물로 나오기 때문에 이 제품만의 가동률 자체를 따로 조절할 수는 없다. 다만, 공정별로 생산되는 제품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운영 모드를 조절해 가동률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