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살이 '3중고'… 전셋값 뛰고, 대출은 막히고, 집주인 세부담까지

입력 2020-07-07 16:04수정 2020-07-0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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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ㆍ실거주 규제로 전셋값↑…보유세ㆍ거래세 강화에 조세전가 부담도

▲홍남기(오른쪽에서 세 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부동산시장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홍 부총리 왼쪽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이형일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사진제공=기재부))

“정부가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를 올리면 전세금에 월세 30만 원이라도 붙여서 낼 생각이다.”(서울 송파구 거여동 A아파트 집주인)

“전셋값이 순식간에 올랐는데 대출은 막히고 집주인의 세금 부담까지 대신 지게 생겨 언제쯤에나 돈을 모아서 내 집을 살 수 있을지 까마득하다.”(서울 금천구 시흥동 B단지 세입자)

6‧17 부동산 대책이 전세난에 불이 지핀 데 이어 초읽기에 들어간 후속 조치가 주택시장을 들쑤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추가 대책으로 보유세와 거래세(양도소득세) 동시 대폭 인상을 예고한 탓이다. 가뜩이나 주택담보대출이 막히고 2년 실거주 의무화로 전셋집을 구하기 힘들어진 세입자들에게 조세 전가 부담까지 안길 것이란 관측이다.

7일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평균 0.09% 상승했다. 이 기간 강남구와 송파구는 0.19%로 배 가까이 뛰었다. 강동구도 0.18% 올랐다.

강남권 외 지역에서는 금천구(0.20%)와 성북구(0.11%), 구로구(0.10%) 등지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전역에서 전세 매물이 부족한 가운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강남권의 임대 물건이 줄면서 전셋값 상승폭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송파구에선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신천동 잠실파크리오,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의 전세가격이 일주일 만에 1000만~2000만원 올랐다. 강동구에선 둔촌동 둔촌푸르지오, 천호동 동아하이빌 등이 250만~1000만 원 상승했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5㎡형은 이달 6일 4억5000만 원에 전세 거래됐다. 지난달 6일 동일 평형은 3억5000만 원에 세입자를 들인 바 있다. 한 달 만에 1억 원 차이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에 한정되지 않는다.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에서도 지난주 양주시(0.33%)와 하남(0.29%)ㆍ남양주(0.14%)ㆍ성남(0.13%)ㆍ의왕시(0.12%) 등지가 높은 전세가 상승률을 나타냈다.

양주시 옥정동 옥정세창리베하우스 전셋값은 일주일 새 1500만 원 뛰었다. 하남시에선 덕풍동 한솔리치빌3단지, 신장동 대명강변타운 등이 1000만 원 올랐다.

전세 품귀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와중에 세입자 부담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보유세 부담 증가와 초저금리 영향으로 전세가 월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거주 의무 강화로 전세 매물 자체가 귀해질 것”이라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전세로 눌러앉으면서 아파트 청약을 노리려는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 상승 압박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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