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코로나19서 빠른 회복 기대 사라져…무급휴가→해고로 전환·드라이브 스루 매장 확대 등 영향 장기화 대비 전략 전면 재수정 압박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가 가파르게 급증하고 관련 영업이 다시 중단되면서 항공사에서 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생존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고 인력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분기에 57억 달러(약 7조 원) 순손실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델타항공은 지난주 “8월 항공편 증편 계획을 500편으로, 종전 계획보다 절반 축소한다”며 “3분기 운항편수는 가장 좋아도 1년 전의 25%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비관했다.
아메리칸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달 연방정부 지원이 종료되는 10월 1일 이후 각각 수만 명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이들 직원이 아예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멕시코 요리 전문 레스토랑 치폴레는 지난 15일 “디지털 주문, 드라이브 스루 기능을 갖춘 매장을 더 많이 열고자 최대 1만 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며 “신규 매장의 60% 이상에 드라이브 스루용 차선을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에 근거지를 둔 언론매체 복스미디어는 “자사의 핵심 수입원인 이벤트 사업이 장기적으로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며 “전체 직원의 6%를 감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영국 샌드위치 체인 프레타망제(Pret A Manger)의 파노 크리스토우 CEO는 17일 “미국 매출이 전년보다 87% 급감했다. 약 20개 매장을 폐쇄할 계획”이라며 “현 상황을 무시하고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의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할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의료기기 업체 메드트로닉 CEO를 역임하고 현재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의 선임 연구원인 빌 조지는 “전혀 다른 게임이 전개되고 있다”며 “많은 기업이 한때는 전혀 상상할 수도 없었던 전략으로 선회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병원은 장기적으로 대면 진료를 원격 진료로 전환하고 의류 소매업체들은 매장 문을 열 수 없는 환경에서 어떻게 제품을 판매할 것인지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소비지출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6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7.5% 증가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시장 전망인 5.0% 증가도 웃돌았다.
그러나 옥스포드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수요가 다시 추락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 내 14개 주에서 최근 경제활동 회복이 둔화했으며 15개 주는 오히려 감소했다. 미국 경제의 90%를 차지하는 39개 주가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