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의 한 사모펀드가 서울 강남 삼성월드타워 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매입해 논란이 된 가운데 이 아파트를 판 매도인이 일각에서 제기하는 투기 의혹에 선을 그었다.
매도인 A씨는 21일 연합뉴스를 통해 "정부 시책에 맞춰 직접 건물을 지은 뒤 임대사업을 해오다가 정부가 다주택자더러 집을 팔라고 하는 시책에 맞춰 팔았을 뿐"이라며 "투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중순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한 사모펀드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삼성월드타워'를 통째로 사들였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가 아파트에 직접 투자하는 건 이례적인 사례로 정부의 규제 강화를 회피하기 위한 '우회 전략'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매매가는 약 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월드타워는 14층 46가구 규모의 한 동짜리 나홀로 단지로 지난 1997년 9월 준공 허가를 받았다. A씨를 중심으로 한 일가가 공동 소유해왔다.
A씨는 "이 아파트를 지을 무렵은 정부가 민간임대주택을 활성화하던 시기여서 이전부터 보유하던 토지에 주택을 짓고 20여년 간 임대사업자로 있었다"며 "최근 매수자를 찾다가 이지스자산운용이 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년이 넘은 이 아파트의 리모델링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운용 측은 삼성월드타워 매매 건과 관련해 "서울에 신규 공급할 주택 부지가 없는 가운데 기관투자자가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를 통해 노후 건물을 매입·리모델링해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건 시장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사모펀드도 일반 법인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세제 적용을 받으므로 (규제 회피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