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車시장 저성장 장기화 우려…세계 시장에 고급차와 SUV로 대응할 것
현대자동차가 "올 하반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선진 시장과 달리 신흥국은 장기적인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밝혔다. 중간 배당은 '미실시'를 결정했으나 하반기 손익 추이를 지켜보며 연간 배당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하반기에 고급차와 SUV 라인업 확대로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 수요회복이 예상된다”라면서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라고 우려를 남겼다.
그는 “신흥국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각국의 자동차 산업 활성화 지원책은 중장기적인 재정 부담으로 이어져 오히려 저성장의 장기화가 우려된다”라고 전망했다.
이날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전무)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가, 중간 배당을 미실시하게 됐다”라며 “하반기 코로나19에 대한 불확실성 개선 및 손익 정상화 추이를 고려해 연간 배당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선진 시장 중심으로 고급차와 SUV로 대응=주요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에 나설 뜻도 밝혔다.
이날 현대차는 “올 하반기 미국 시장 판매 목표는 상반기 대비 25% 늘어난 35만 대 수준”이라며 “상반기에는 팰리세이드와 베뉴 등 SUV 위주의 판매를 확대해 SUV 판매 비중을 63%까지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은 지속할 전망이지만, G80과 GV80 등 고급 신차를 중심으로 판매 동력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브랜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딜러 경쟁력을 위한 투자, 온라인 판매 체계 강화 등을 이어갈 것”이라 덧붙였다.
내수 시장에서도 신차를 앞세워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수 시장은 하반기에도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영향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예상한다”라며 “더 뉴 싼타페를 시작으로 신형 투싼, G70, GV70 등 신차 제품군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판매 성장을 지속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신흥국 코로나19 재확산, 저성장 장기화 우려=신흥국은 여전히 우려가 남아있다.
선진시장과 내수의 회복세와 달리 전체 판매의 40%를 차지하는 신흥국의 경우 여전히 코로나19 여파가 남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대비해 디지털 판매방식을 확대하는 등 비대면 마케팅 전략도 구축한다.
이날 IR 담당 구자용 전무는 “자동차 산업 수요가 비교적 빠르게 회복한 미국 및 서유럽과 달리 신흥국은 더딘 회복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구 전무는 대표적인 신흥국 인도 시장과 관련해 “하반기에 신형 크레타와 베뉴 등 소형 SUV 중심의 마케팅을 확대한다”라며 비대면 판매에 집중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코로나19가 재확산 세에 접어든 브라질의 경우 하반기에 추가적인 지역 봉쇄를 우려하고 있다.
구 전무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재정 적자 확대로 경기부양책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라며 “비대면 지원인 ‘현대 익스프레스’를 확대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신흥국 가운데 산업 수요가 뚜렷한 회복세로 이어지고 있다. 현지 정부의 강력한 부양책에 힘입은 덕이다.
구 전무는 “고수익 차종인 크레타를 집중생산하며 판매가 호조세를 기록 중이다”며 “크레타가 현지에서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차종이 되면서 이를 중심으로 판매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중장기 및 친환경차 전략은 확대=유럽 친환경차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회복에 나설 의지도 내놨다.
현대차는 "수소차 라인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중기적으로 광역버스, 장기적으로 고속버스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 수소 대형트럭 시장에서 2030년까지 점유율 15% 차지를 목표로 한다"며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정부의 의지가 있는 국가 위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대차가 밝힌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감소한 21조8590억 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52.3% 줄어든 5903억 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9%와 52% 줄었으나 일본과 미국의 경쟁사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전방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