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인텔의 주가는 정규 거래에서 1.06% 급락으로 마감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1% 가까이 폭락했다. 이날 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차세대 반도체 출시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고 발표한 탓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인텔은 회로선 폭 7나노(나노=10억분의 1)미터의 반도체 기술 개발이 예정보다 6개월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회로선 폭 10나노미터의 반도체 기술 개발도 이미 늦어진 상황에서 7나노미터 기술 개발까지 지연되면 어드밴스트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나 엔비디어 등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조지 데이비스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터뷰에서 “7나노미터 기술에서 중대한 결함 모드가 발견돼 현재 수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7나노미터 공정에서 제조하는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시기는 예정보다 6개월 정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스완 최고경영자(CEO)는 기자회견에서 “PC용 CPU 출하 시기는 2022년 후반에서 2023년 상반기가 될 것이며, 데이터센터용은 2023년 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나타냈다.
반도체는 보통, 회로선 폭이 가늘수록 면적당 처리능력이 높아진다. 경쟁사인 AMD 등은 대만 TSMC에 생산을 위탁해 이미 7나노미터의 CPU를 출시했다.
인텔은 10나노미터 제품 품목을 늘려 점유율을 방어할 생각이지만, 향후 경쟁력에 대한 우려는 강하다. 기존 경쟁사에다 애플까지 더해지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내년부터 PC용 CPU를 인텔에서 자사가 직접 개발한 제품으로 점차 바꿔나갈 예정이다.
한편 인텔이 이날 발표한 2020회계연도 3분기(4~6월 )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197억2800만 달러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PC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 늘어난 51억500만 달러였다. 매출과 순이익은 모두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고, 3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서버를 처리하는 CPU 매출이 7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고, PC용도 7% 증가한 94억 달러에 달했다. 다만 제조비용이 다소 늘어 총이익률은 53.5%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6%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