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차 ‘푸조 2008’의 오너이자 워킹맘인 기자가 도심형 데일리 SUV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SUV'를 만났다.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SUV 시승을 앞두고 ‘푸조와 큰 차이가 있을까’ 싶은 의문이 앞섰다. 푸조 라인업 가운데 2008과 같은 소형 SUV인 데다, 푸조와 시트로엥은 심지어 같은 PSA그룹 산하의 특수관계사다.
그러나 시트로엥은 첫인상부터 푸조의 굴레를 훌쩍 벗어난 전혀 다른 차로 다가온다.
편안함과 실용성 그리고 스타일까지 모두 갖춘 도심형 데일리 SUV라는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의 설명에 걸맞게 스타일부터 ‘합격’이다.
4년 전, 전시장을 들어서며 뇌리에 강하게 남았던 ‘시트로엥은 너무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라는 고정관념이 와장창 깨지는 순간이었다.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의 디자인은 일반 여성 운전자라면 수용가능했다.
SUV 본연의 비율과 브랜드 특유의 컬러조합이 돋보이는 감각적인 디자인을 자랑하고 있었다.
강렬한 빨간 차에 대한 동경이 있던 기자에게 주위에선 대부분 “빨간색은 금방 질려”라고 이야기한다. 반면 시승차는 보디 컬러가 ‘패션 레드’임에도 과즙미(?)를 뿜어내면서 오랫동안 지루하지 않게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실내 디자인도 훌륭하다. 편안한 거실을 테마로 디자인된 실내는 브랜드 특유의 소재와 컬러의 조합, 경쾌한 디자인 요소를 가미해 생동감을 더했다.
인테리어는 연한 그레이 패브릭과 오렌지 컬러 포인트 조합의 ‘메트로폴리탄그레이 앰비언스’가 기본으로 달린다.
다만 편하고 안락하지만 시트 소재가 '페브릭'이었다. 만약 아이와 함께 탈 경우 함부로 음료수를 아이 손에 건네줘서는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뒷좌석에 내장된 햇빛 가리개를 보자니 그동안 햇빛이 들어오면 짜증을 내는 아이들 때문에 운전하랴, 계속 떨어지는 햇빛 가리개를 장착하느랴 고생했던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운전석에 앉으니 헤드룸과 레그룸이 푸조 2008보다 높고 넓다. 당연히 시야까지 넓어져 운전하기 편하다.
C3 에어크로스는 동급 최고 수준의 휠베이스(2605㎜)와 전고(1650㎜)를 지녔다.
개인적으로 운전대가 큰 건 살짝 아쉽다. 푸조 2008은 운전대가 작아 좀 더 편하게 차량을 제어할 수 있었다.
브레이크는 꽤 예민하게 잡힌다. 신경 쓰지 않고 브레이크를 잡다간 동승자의 잔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시승 중에 가볍게 브레이크를 한번 밟다가 가족들로부터 한소리 들었다.
달릴 때 변속도 부드럽고 빠르다. 푸조 2008의 경우 변속을 할 때 그 과정을 운전석에서 느낄 수 있었지만, 시트로엥 고유의 '자동변속기(EAT')는 그 느낌이 덜했다.
주행 보조 시스템도 훌륭하다. 일반도로와 진흙, 모래, ESP 오프 등 노면 상황에 따라 구동력 및 제동력을 조절한다. 앞으로 고꾸라질 듯 쏟아져 내리는 급경사에선 시속 3km로 속도를 제어하는 '내리막길 주행 보조장치’를 마음껏 써도 된다.
주행하면서 다기능 카메라가 주변에 있는 장애물 및 보행자를 감지해 시각적, 청각적 경고 알람을 보낸다. 여기에 차선 이탈까지 경고해준다.
개인적인 결론을 내리자면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SUV는 디자인과 운행의 편의성에 방점을 찍은 모델이다. '속도'를 즐기는 운전자가 아니라면 안전하고 편하게 SUV를 운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국내에는 최고출력 120마력을 찍는 직렬 4기통 1.5 블루HDi 엔진을 얹고 나온다. 트림과 옵션에 따라 가격은 2921만~3149만 원이다. 국산 중형차 가격으로 개성이 차고 넘치는 프랑스차를 탈 수 있다.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SUV가 2017년 10월 유럽에서 첫 판매를 시작한 이래로 작년 말까지 총 23만 대 이상 팔렸다. 잘 팔리는 차는 다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