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접경지역 유치"…서울 내 미사용 군용지 없어 '주목'
육군사관학교(육사) 부지 개발이 내주 발표될 주택 공급 대책에 포함될 가능성이 다시 커졌다. 경기도가 육사 이전을 건의하면서 부지 개발의 불씨를 되살렸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육사 이전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육사 부지는 서울 내 마지막 남은 대규모 주택 공급 개발 후보지로 평가받는다.
경기도는 지난 27일 육사를 경기도 접경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접경지역은 연천군과 파주‧양주‧고양‧포천‧동두천시 등이다. 경기도는 특정 행정구역을 밝히긴 어렵지만 접경지역 내에 기존 육사 부지 규모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28일 통화에서 “접경지역은 반환 공여지와 군 현대화 사업 등으로 빈 곳이 많다”며 “군사 보호구역으로 새로 지정하지 않아도 되고,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도 아니어서 육사 이전에 용이하다”고 말했다. 경기 동두천시는 지난 2018년 미군 공여지 캠프 ‘호비’ 부지를 활용해 육사 이전 유치를 희망했다. 캠프 호비의 전체 규모는 약 1400만㎡, 활용 가능 부지는 170만㎡ 규모로 알려졌다.
정부는 주택 공급 대책 발표를 예고하고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태릉골프장과 맞닿은 육사 역시 주택 개발을 위해 이전을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 급부상했다. 이후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3일 “육사 부지는 주택공급 부지로 검토 안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주택 공급 방안 마련 지연과 경기도의 이전 제안으로 육사 이전 논의에 다시 불이 붙는 모양새다.
육사 부지는 약 200만㎡로 주택을 공급하면 최소 2만 가구 이상 지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서울 내 육사 부지만 한 대규모 공급지를 찾기도 어렵다. 2018년 국방부 국정감사에서는 공공택지로 개발할 수 있는 미사용 군용지로 서울 서초구 정보사 부지(9만㎡)와 도봉구 화학부대 부지(2만㎡), 동작구 현충원 등산로(3만㎡)가 언급됐다.
이후 정보사 부지는 지난해 부동산개발기업 엠디엠그룹이 1조956억 원에 낙찰받아 업무복합단지로 개발할 예정이다. 도봉구 화학부대 부지에는 유스호스텔과 산악안전연구원 건립이 예정돼 있다. 현충원 등산로는 주택 개발에 부적합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다만, 태릉골프장 개발과 육사 이전 논의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군의 반발도 만만찮고, 태릉골프장 일대가 그린벨트라는 점도 변수다. 또 노원구는 서울 내에서 교통이 열악한데 아무런 교통대책 없이 태릉골프장 일대를 개발해선 안 된다는 여론도 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