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29일 “게임은 시간이 지나면 신선도가 떨어지고 성공하기 어렵다”라며 “우리의 생선인 게임이 썩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위정현 학회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차 국회정책토론회에서 중국 게임 판호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게임이 출시된 이후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국내 게임이 가치를 잃어간다는 뜻이다.
토론회 기조발표에는 김상현 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센터장과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토론회에는 김현환 문화체육관광부 국장, 최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국장,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 윤선학 중원게임즈 대표, 우수근 중국 화동사범대학 특별초빙교수가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 게임이 중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지금, 판호 문제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드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게임은 4년째 중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중국에서 판호를 획득한 한국 게임은 전무하지만, 반대로 중국의 게임은 한국 시장에 무차별적으로 진입해 서비스하고 있다.
위정현 학회장은 이 기간 동안 수 조 원의 기회비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실적을 기준으로 추산한다면 4년간 10조~17조5000억 원 가량의 매출이 소멸한 셈”이라며 “따라서 판호의 발급 재개는 한국 게임에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단 “판호의 재개가 자동적으로 한국 게임의 중흥을 이루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한국의 게임이 다시 중국에 진입해 대결하고 승부해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경기장에 진입조차 하지 못했지만, 판호를 해결해 경기장에 진입해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에서의 연도별 게임 신규 판호 허가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전체 판호 총량은 9368건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609건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산판호는 2017년 467건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7건에 불과하다. 이 중 절반 가량인 12건이 일본 게임이며 한국 게임이 판호를 획득한 건은 0건이다.
김상현 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센터장은 “중국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매니아를 타겟으로 한 IP활용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콘솔게임의 경우 중국 내에서 경쟁사가 없어 소니, 닌텐도 등 일본 게임이 집중적으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위정현 학회장은 판호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제7차 국회정책토론회 이후 문체부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특히 장관 교체 이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외교부 역시 지난 6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판호 문제를 한중 관계 관련 주요 과제로 선정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 문제를 중요한 이슈로 인식하고 있으며 학회와 민간의 노력 등 판호 해결을 위한 객관적 조건이 충족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한국 정부가 어떠한 액션을 취하느냐에 따라 판호 문제 해결 시점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