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트댄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내 틱톡 사용 금지 엄포에 한발 물러났다. 소수 지분 보유조차 포기하고 미국 사업에서 아예 손을 떼겠다고 제안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완전히 매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틱톡 사용 금지를 예고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틱톡 사용 금지를 포함해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시장 퇴출을 막기 위해 사업을 전면 매각하겠다며 백기 투항하고 공을 트럼프 행정부에 넘긴 셈이다. 당초 바이트댄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기업과 틱톡의 미국 내 사업 매각 협상을 벌이면서 소수 지분을 유지하려 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를 거부하면서 매각 협상도 올스톱 된 상태다. 유력 인수 기업으로 거론된 MS가 철수했다는 소식이 나오는 등 협상 전망이 시계제로에 놓였다.
바이트댄스가 한 발 물러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틱톡 사용 금지 예고가 단순 협상 전략인지 실제 틱톡을 단속할 작정인지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트댄스 제안을 수용할지 불확실한 가운데 미국 행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존재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틱톡을 MS에 매각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반면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틱톡이 미국 기업에 팔린다고 국가안보 관련 미 정부의 우려가 덜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어 “미국에서 틱톡을 운영할 권한을 얻고자 수십억 달러를 중국에 줘야 할 수 있기에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우려스러운 점은 여론의 역풍이다. 미국 내 틱톡 이용자는 1억 명에 달하고 상당수는 10대다. 미국 내 하루 활성 이용자가 8000만 명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국 내 틱톡 사용을 막을 것이라고 언급한 뒤 이용자들의 비난이 폭주했다. 특히 틱톡 같은 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동안 집에 감금되다시피 한 많은 미국인에게 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싸고 중국과 관계가 틀어진 미국은 최근 틱톡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왔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지난해 바이트댄스의 뮤지컬리 인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또 미국 관리들은 중국 기업인 틱톡이 미국에 국가안보 위협을 제기한다고 우려해왔다.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틱톡이 이용자들이 올린 콘텐츠를 검열하거나 미국인 이용자 정보를 넘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