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서 사용 가능…메이어 틱톡 CEO “복제품” 비난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은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이 ‘릴스’라는 영상 클립 제작 기능을 공식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릴스를 이용하면 별도 앱 없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15초 분량의 영상을 만들 수 있다.
페이스북은 릴스를 지난해 11월 브라질에서 처음 사용자에게 선보인 뒤 지난달 인도에서 시범 출시하는 등 서비스 범위를 점차 확장해갔다. 이날 공식 출시된 릴스는 미국 등 50여 개 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다. 로비 스타인 인스타그램 제작 책임자는 “틱톡이 새로운 영상 포맷을 대중화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차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틱톡과의 유사성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틱톡의 강점은 15초의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효과를 넣어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릴스의 편집 소프트웨어도 15초 분량으로 오디오를 영상에 덧입히거나 증강현실(AR) 효과를 넣는 등 비슷한 점이 많다. 지난달 케빈 메이어 틱톡 최고경영자(CEO)는 릴스를 겨냥해 “복제품”이라고 비난했다.
릴스의 등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으로 앞날이 불투명한 틱톡에 또 하나의 짐을 얹어주는 셈이다. 틱톡은 지난달 말 미국 정부의 사용 금지 조치를 받을 위기에 놓였다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인수 협상으로 겨우 45일의 유예기간을 얻었다. 하지만 정부의 견제는 여전해 미국 시장 퇴출을 간신히 면한 수준이다.
여기에 인스타그램은 지난달 틱톡 크리에이터들에게 수십만 달러의 현금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했다. 틱톡 크리에이터들은 기업의 광고 제의를 받을 만큼 인기가 많아 사용자를 플랫폼으로 유인하는 요소가 된다. 또 전 세계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10억 명을 훌쩍 넘는 만큼 릴스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틱톡에 큰 위협이 된다.
다만 릴스로 수익 창출을 할 수 없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동영상에 광고를 붙여 수익을 올리고, 틱톡은 라이브스트림(생방송)을 통해 크리에이터들의 수익을 보장한다. 비샬 샤 인스타그램 제품 담당 부사장은 “수익 창출 구조를 고려하기보다 서비스가 자리 잡도록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