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모델은 지분취득 고정형…SH, ‘지분 자유납입 가능성’ 언급
정부와 서울시가 지분적립형 주택 공급 카드를 꺼내 들면서 원조 격인 영국 ‘홈바이(Homebuy) 사업 모델에 관심이 쏠린다. 심각한 주택난을 겪은 영국은 일찌감치 주택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홈바이 모델을 시행했다. 앞으로 한국 지분적립형 주택 모델에 영국식 모델이 추가될지 주목된다.
정부는 8·4 수도권주택공급대책에서 공공재개발과 함께 지분적립형 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지분적립형 주택은 주택 최초취득 때 분양가의 25%만 내고 이후 20~30년에 걸쳐 지분을 취득해 소유하는 방식이다. 입주자격은 월평균 소득 150% 이내로 추점제 방식으로 특별공급 70%, 일반공급 30%씩 공급한다.
이는 영국 홈바이 사업 가운데 ‘뉴 빌드 홈바이(New Build HomeBuy)’ 모델과 유사하다. 국토연구원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홈바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처럼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회적임대인(RSL)’과 개별가구가 주택소유지분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유주택을 매각할 때 지분투자 비율만큼 각각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다만, 한국식 지분적립형 주택은 지분 자유납입이 어려워 활성화를 위해선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09년 LH(옛 대한주택공사) 남원석 연구원이 발표한 논문에선 “보다 유연한 제도운용을 위해 지분형 주택과 10년 임대주택을 통합 운용해야 한다”며 “고정된 지분구입시기와 구입비율을 완화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입주자 경제 상황에 따라 주택 구입가격을 분납하거나 10년 뒤 일시불로 낼지 등을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천현숙 서울주택공사(SH) 도시연구원장은 “(지난 4일 발표한) 지분적립형 주택 모델은 아직 다 확정된 것이 아니고 앞으로 국토부와도 협의해서 모델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현재로서는 지분 자유납입은 검토하지 않지만, 절대 안 된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한편, 영국의 새 주택에 대한 뉴 빌드 홈바이 모델은 한국 지분적립형 주택 지분 취득 방식과 동일하다. 주택 판매 대상은 경찰과 교사, 공무원 등 핵심 노동자로 한정된다. 이 모델 외에도 사회주택 임차인에 주택구매 우선권을 주는 ‘소셜 홈바이’와 기존 주택 시장에 적용하는 ‘오픈 마켓 홈바이’ 모델이 있다.
특히, 오픈마켓 홈바이 모델은 사회주택 임차인 등 특정 계층이 기존 주택을 선택해 75%를 구입하고, 나머지 25%를 정부나 금융기관에서 최대 5년간 무이자로 빌려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주택 매각 시 대출금을 중도상환하지 않았으면 25%는 시장가치로 지불한다. 국토연구원은 홈바이 모델과 관련해 “실수요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적용 범위를 제한하고 이 사업이 민긴임차와 자기 주택의 중간 형태 주택으로 활용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