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전 세계 21개국의 화웨이 계열사 38곳을 거래 제한 블랙리스트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화웨이가 2019년 5월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후 제재 대상에 추가된 화웨이 계열사는 모두 152개로 늘어났다. 거래 제한 대상을 확대해 제3자를 통한 조달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앞서 미 상무부는 5월 미국의 제조 장치 및 설계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기업이 화웨이와 거래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이를 더욱 확대하는 것으로, 화웨이가 규제를 우회해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칩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5월 화웨이에 대한 제한 조치 후 화웨이가 제3자를 거치는 방식으로 규제를 우회했다”면서 “구멍을 막겠다”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중국 공산당에 대한 정확한 타격”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를 중국 공산당 감시국가의 한 부문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미 상무부는 이와 별도로 화웨이의 조립시설 4곳도 거래 제한 명단에 올렸다.
또 금지 예외 조치도 연장하지 않고 중단했다. 상무부는 화웨이 장비 사용업체와 통신업체 등에 발급한 임시 면허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임시 면허는 지난 14일자로 만료된 상황이다. 이에 화웨이의 스마트폰 등 유지 보수에 관한 거래도 불가능하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로 화웨이의 5G와 스마트폰 사업이 동시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화웨이가 이들 생산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을 상당 부분 해외 기업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5G 산업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쥐려는 화웨이의 야심도 물거품이 될 처지에 몰렸다.
화웨이가 자체 디자인한 반도체 칩 재고는 내년 초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우리를 염탐하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에서 그들의 장비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로 중국이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책임과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 이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더 악화할 우려가 커졌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