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의료계에 따르면 21일 인턴과 4년차 레지던트, 22일 3년차 레지던트에 이어 23일1년차와 2년차 레지던트까지 순차적으로 파업에 참여했다. 이로써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모든 전공의가 병원 밖에서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대한전임의협의회는 24일부터 차례로 단체행동을 시작해 26일에는 전국의 모든 병원에서 전임의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공의의 업무 공백에 이어 전임의(전문의 자격 취득 후 병원에서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임상강사, 펠로 등), 봉직의(의료기관에 고용된 의사), 개원의 등 의사 전 직역이 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의료시스템이 멈출 위기에 처했다. 예비 의사들인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도 국가의사시험 거부, 동맹 휴학 등으로 의사 표시를 진행 중이어서, 국시 거부가 현실화할 경우 내년 초 3000여명의 신규 의사가 배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서울 주요 대형병원의 전공의는 대형병원 의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당장 주말이 지난 다음주부터는 수술이나 진료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병원들은 전공의 파업에 따라 수술과 진료, 당직 일정 등을 조정하고 예약을 줄이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의료 공백은 피할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날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서울시내 주요 대학병원 일부 진료과에서는 당분간 응급실로 오는 중환자는 받을 수 없다는 내부 공지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내과에서는 전공의들이 응급실, 중환자실 인력도 철수하기로 결정해 당분간 응급실로 오는 중환자는 받을 수 없다는 내부 공지를 내렸다. 내과 전공의들이 업무에서 손을 떼면서 현재 임상강사, 교수 등이 기존 진료와 수술 외에 응급실, 중환자실 근무에도 투여된 상태지만, 병원 내부에서는 진료 공백이 심상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선별 진료소 등의 업무에 의료인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21일 파업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코로나19 검사 단순 희망자에 대한 검사 업무를 중단하기도 했다.
다만, 의협과 대전협 등이 국내 코로나19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는 만큼 우려할 만한 대란은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지난번 단체행동 동안 분만, 응급, 중환자 치료 등의 필수적인 기능은 그대로 유지됐다”며 “필수의료 유지의 원칙은 앞으로의 단체행동에서도 지켜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대전협 역시 “단체행동 중에도 코로나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선별진료소 등 방역 인력이 필요한 곳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미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