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ㆍ이커머스 생필품 판매 증가...백화점 패션 매출 50% 가까이 빠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대형마트와 이머커스 등에서 생필품의 장기 저장 목적 소비가 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리 2.5단계로 바깥출입을 극도로 자제하는 데다 3단계로 격상될 경우 생필품 구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조바심까지 영향을 끼친 때문이다. 반면 의류와 생활용품을 주로 판매하는 백화점의 매출은 반 토막이 나 대조를 이뤘다.
31일 이마트에 따르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발표된 직후인 28~29일과 직전주인 21~22일 매출을 비교한 결과 먹거리 중심으로 매출이 고르게 증가했다.
라면과 통조림, 소스오일류 등 가공식품류가 21.5% 치솟았고, 구매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조리식품 델리도 판매도 7.9% 신장했다. 수산물(10.1%)과 과일(9.2%), 육류(7.5%), 채소류(5.9%) 매출도 좋았다. 주류와 음료, 유가공품 등도 매출이 11.2% 증가했고, 세제와 제지 등 일상용품 판매는 7.9%, 수납용품과 욕실용품 등 생활용품은 5.9% 늘었다.
신선식품 및 생필품을 주로 파는 새벽배송 업체에도 소비자들이 몰렸다. SSG닷컴의 ‘쓱배송’ 및 ‘새벽배송’의 지난 주말 매출(29~30일)은 전월 같은 주말(7월 25~26일) 대비 30% 증가했다. 이는 전주(22~23일)와 비교해서도 10%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실시된 30일 기준 전국 마감률은 평균 98% 기록했다. 최근 마감율 평균 90~95%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이는 코로나19가 처음으로 전국 유행하던 지난 2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30일 오후에 들어서며 31일자 새벽배송이 모두 마감됐고, 31일 오전 8시 30분 현재 화요일 새벽배송도 마감이 임박했다.
마켓컬리 역시 30일에는 주문 조기 마감에 이어 재고 소진 상품까지 발생했다. 이 업체는 이날 오후 10시 경 상품을 주문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시스템 오류가 갑작스럽게 발생해 냉장 주문 상품 일부가 미출고될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냉장 상품 중 미수령된 상품이 있으면 빠르게 주문 취소 후 결제 수단으로 환불을 하겠다”는 안내를 했다.
G마켓에서도 28~30일 통조림 판매량은 전주(21~23일)에 비해 66% 늘었고, 즉석밥은 23% 뛰었다. 라면과 쌀 판매도 각각 17%, 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11번가의 쌀 판매량은 전월 같은 기간(7월 24~26일)과 비교해 43% 증가했고, 냉장·냉동식품도 42% 더 팔렸다. 즉석밥(28%)과 생수(35%)를 찾는 소비자도 늘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가정주부 이 모씨(40)는 “SSG닷컴과 마켓컬리에서 원하는 날짜 배송이 어려워 홈플러스 온라인몰에서 대거 주문해뒀다”면서 “확진자만 들렀다 하면 휴업하는 통에 필요한 시점에 인근 대형마트를 이용하지 못할 수도 있고, 유치원 휴원으로 아이들도 집에 있게 되면서 생필품을 미리 많이 사둔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생필품보다는 패션 의류 등을 주로 파는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는 크게 줄었다. 롯데백화점의 28~30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감소했다. 식품 매출이 68% 줄어든 것을 비롯해 잡화(-61%), 여성(-55%), 남성(-51%) 매출도 빠졌다. 코로나19에도 백화점 매출을 지탱하던 명품도 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21.4% 감소했다. 여성 패션(-26.4%)과 남성패션(-22.1%), 가전(-19.2%), 명품(-15.8%) 등 대부분의 상품 판매가 부진했다. 현대백화점의 29~30일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9.3% 역신장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거리두기 2.5단계에 이어 3단계로 격상될 경우 바깥 활동에 제약이 생기는 것은 물론 확진자 발생으로 매장들이 불시에 문을 닫아 원하는 시점에 상품 구매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최근 확진자 발생으로 이마트의 네오003 물류센터가 일시적으로 문을 닫으면서 서울 영등포구 등에 새벽배송이 일시적으로 중지됐고, 식품매장 직원 확진으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조기 영업종료하기도 했다.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생필품 판매 특성상 영업 중단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단축 영업과 문화센터 폐강 등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이미 9월 가을 학기 문화센터 개강일을 10월로 미뤘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3단계 격상 시 영업시간 단축과 문화센터 연기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