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주범 조주빈(25)이 자신이 만든 성 착취물을 브랜드화할 요량이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조 씨는 "범죄자 입장이지만 소신껏 말하자면 상식이 색안경이 될 수 있다"며 자신을 정당화하기도 했다.
조 씨는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조성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범 한모(27) 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나갔다. 한 씨는 조 씨의 지시를 받아 미성년자를 협박하고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이 피해자들에게 새끼손가락을 드는 등 특정한 행동이나 말을 반복하도록 한 이유를 묻자 조 씨는 "저의 피해자임을 알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수사 대상으로 추적될 수도 있는데 이런 인증을 시킨 이유에 대해 검찰이 다시 물어보자 조 씨는 "돈을 벌 목적으로 제가 만든 성 착취물을 브랜드화할 요량이었다"고 답했다. 검사는 조 씨의 대답에 '브랜드화'가 맞는지 재차 물어보기도 했다.
조 씨는 한 씨에게 박사방 피해자를 오프라인에서 만나 성적 학대를 시킨 것을 두고 "일상생활에서 '밥 한 끼 먹을래?'라고 말하듯이 그냥 '오프할래?'라고 했다"며 "정상적인 세계관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 착취를 한 혐의에 대해서도 "상식이 색안경이 될 수 있다"며 당당히 증언했다.
공범인 '태평양' 이모(16) 군보다 한 피해자의 나이가 한 살 많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피의자는 법적·사회적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로 보면서, 또래가 피해자가 됐을 때는 돈이나 사회를 모르는 존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매자나 방관자나 피해자나 상식 밖의 세상에서 상식 밖의 행동을 한 것"이라며 "진짜 이 사건을 해결하고 싶으면 좀 다르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박사방이 수괴인 조 씨를 비롯해 38명의 조직원으로 구성된 범죄단체이고, 이들이 74명의 청소년과 성인 피해자를 상대로 방대한 분량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했다고 보고 있다.
이를 두고도 조 씨는 "다른 사람이 관리자를 맡으면 운영이 수월했다"며 "몇몇 외에는 공범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고 애착을 가진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조 씨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그의 측근인 '부따' 강훈(18)이 증인으로 나왔다. 강 군은 조 씨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 착취물을 만들고 이를 반복적으로 유포하는 방식의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