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수출ㆍ수입 모두 감소했으나 원자재 가격 하락 등 영향”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7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만에 최대 흑자폭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봉쇄 조치들이 풀리면서 6월 70억 달러 턱밑까지 늘었던 경상수지 흑자폭은 7월 다시 한 번 흑자폭을 확대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74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8억7000만 달러(13.2%) 늘었다. 전월 대비로도 5억7000만 달러(8.3%) 증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상품수지는 전년 동월 61억8000만 달러에서 7억9000만 달러(12.8%) 증가한 69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은 52억2000만 달러(10.8%) 감소한 432억 달러를, 수입은 60억1000만 달러(14.2%) 줄어든 362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은 석유류와 자동차부품 등을 중심으로 5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실제 7월 수출물가지수를 보면 석유제품은 마이너스(-)36%, 자동차부품은 -0.3%를 기록했다.
수입도 5개월 연속 감소했는데,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류 가격 약세에 따라 원자재를 중심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
통관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7.1% 감소한 428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42.7%)과 승용자 및 부품(-10.6%) 등은 감소한 반면, 정보통신기기(9.4%)와 반도체(5.5%)는 증가했다.
수입은 11.6% 감소한 386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자본재 수입이 7.2% 증가한 가운데 원자재(-25.6%)와 소비재(-7.6%)는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비스수지 적자폭은 4억4000만 달러 축소된 11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여행수지 적자폭이 7억6000만 달러 개선된 영향이 컸다. 본원소득수지 흑자폭은 19억5000만 달러를 기록해 5억2000만 달러 감소했다.
금융계정은 95억9000만 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해외에 투자한 규모가 해외에서 국내에 투자한 규모보다 더 컸다는 의미다.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는 31억5000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8억3000만 달러 증가했다. 증권 부문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46억7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50억8000만 달러 증가했다.
특히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4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주요국 증시 호조 등 영향이라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이성호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7월 흑자폭이 증가했기 때문에 방향은 나쁘지 않다"며 "전체로 보면 수출과 수입이 줄어든 게 맞다. 다만 구체적으로 보면 수출의 경우 주요국을 중심으로 증가 반전했고, 수입의 경우 자본재 수입은 늘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요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