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위기’ 항공사, ‘포스트 코로나’에도 V자 반등 기대난망

입력 2020-09-06 10:00수정 2020-09-0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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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거리두기 적용에 운임 및 수요 변화 불가피…“구조조정 등 모색해야”

“비행기 띄우면 돈 버는 시대는 지났다. 저비용 해외여행도 끝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적 수렁에 빠진 항공업계가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여객 수요의 패러다임 변화로 'V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항공기 내에도 적용되면서 운임과 수익성을 비롯한 산업 구조가 이전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계속된 확산으로 세계 각국의 입국 제한은 풀리지 않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는 급감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제선 이용객은 21만8136명으로, 전년 동기(796만3263명) 대비 97.3% 감소했다.

여행 수요 자체가 적다 보니 국내 일부 항공사는 탑승률에 따라 유동적으로 거리두기 좌석을 시행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좌석을 배치할 때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하고 있다. 수익성은 안 나지만 애초에 여행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향후 이동제한이 해제되더라도 밀집된 환경을 피하기 위한 좌석 배치와 비대면, 거리두기에 대한 이용자들의 선호는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항공사들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좌석 수가 줄어들면 항공사들은 이익 확보를 위해 요금을 올려야 하는데, 이는 다시 항공 여행 수요 감소로 이어져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게 된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항공의 대중화라고 하는, 경제성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항공 수요의 30%는 줄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어 “좌석 배치와 비행기 내 구조가 바뀌면서 운임이 오르고 장거리 승객부터 감소하게 될 것”이라 덧붙였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이미 해외에서는 좌석 간 거리두기가 업계의 이슈다. 유럽연합(EU)이 4월 항공기 내 거리두기를 추진해 업계의 반발이 일어난 바 있다. 미국에서도 관련 규제의 실행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알렉상드르 드 쥐니악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회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이뤄지면 저비용 여행은 끝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IATA에 따르면 승객 간 띄어 앉기를 시행할 경우 정상 운행 시 좌석의 최대 62%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항공사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평균 77% 이상의 좌석을 채워야 한다.

현재는 항공사들이 반값 운항을 해서라도 항공기를 운항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요금 인상은 어렵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현 상태로 거리두기가 이뤄진다면 수익을 내기는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단기간 내 항공사들이 ‘V자’ 반등을 이뤄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낙관적으로 보더라도 해외여행보다 국내 여행 수요가 우선 돌아오면서 ‘U자형’으로 회복을 기대하는 정도다.

허 교수는 “정부도 기반을 마련해야겠지만 항공사 스스로 운명을 정부에 맡기지 말고 인수합병(M&A), 구조조정 등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M&A는 시장 참여자 간의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산업의 체질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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