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태풍 '하이선'(Haishen)이 제주를 지나 부산 인근 해역까지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들었다. 남부지방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고 서울과 경기까지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기상청이 7일 오전 7시 발표한 태풍 통보문에 따르면 하이선은 이날 오전 6시 기준 부산 남쪽 약 120㎞ 부근 해상을 지났다.
현재 태풍의 강도는 전날 오후 '매우 강'보다 한 단계 낮아진 '강'이다. 이동속도는 시속 41㎞, 진행 방향은 북이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55hPa이고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시속 144㎞(초속 40m), 강풍반경 380㎞, 폭풍반경 130㎞ 수준으로 역시 전날 대비 대풍의 규모와 반경이 다소 줄어들었다.
하이선은 동해안을 따라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부산을 관통하고 울산, 포항 등 영남권 주요 도시 부근을 스쳐 지나갈 전망이다. 이후 오후 6시께 강릉 북북동쪽 170㎞ 부근 해상을 지나며 점차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하겠다. 8일 오전 6시께 중국 내륙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해 소멸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태풍의 눈은 이날 오전 9시 부산과 울산, 오후 3시 강원 강릉에 가장 가까운 거리에 이루겠다. 태풍과의 최근접 거리는 각각 부산 50㎞, 울산 30㎞, 강릉 80㎞다.
많은 비와 강풍을 동반한 하이선의 영향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오전 5시 기준, 부산경찰청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모두 19건이다. 강풍으로 인해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서는 신호등이 꺾였고, 남구 대연동 평화교회 교차로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졌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강풍으로 인한 간판 추락 우려 등 피해 신고가 모두 61건 접수돼 119구조대원이 긴급 출동했다.
이날 오전 태풍이 부산 부근 해상까지 북상하면서 전국에 많은 비와 함께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겠다. 특히 제주 산지에는 시간당 30㎜ 이상, 강원 영동과 경상도에는 시간당 1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 경상도, 울릉도ㆍ독도에서 100~300㎜, 전남, 전북 동부 내륙, 제주도 100~200㎜, 그 밖의 전국에서 50~100㎜다. 다만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 일대에는 400㎜ 이상의 비가 오는 곳도 있겠다.
하이선은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태풍과의 최근접거리는 각각 7일 오후 2시에 수원, 서울 240㎞ 인천은 270㎞다. 서울과 경기 지역도 오전 8시를 기해 태풍주의보가 발효됐다.
태풍과 근접하는 강원 영동, 경상도, 울릉도ㆍ독도와 제주도에는 최대순간풍속 90~145㎞/h(25~40m/s), 서해안과 남해안에는 35~110㎞/h(10~30m/s), 그 밖의 지역에서는 35~70㎞/h(10~20m/s)로 매우 강하게 불겠다. 또 울릉도ㆍ독도에는 태풍의 위험반원에 들어 최대순간풍속 180㎞/h(50m/s) 이상 매우 강하게 불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늘 아침 전국이 흐리고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오겠다"며 "경상도와 강원 영동, 제주도, 그 밖의 해안과 도서 지역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이 부니 피해가 없도록 특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