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호재ㆍ신도시 청약 수요로 매매ㆍ전셋값 '쑥'… "교산 입주땐 가격 조정" 전망도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매물 부족 속 매도 호가(집주인이 팔려고 부르는 가격)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셋값도 강세다. 인근 3기 신도시인 하남 교산신도시 청약을 위해 실거주 기간을 채우려는 수요가 계속 몰리고 있어서다.
◇잇단 교통 호재 업고 매매값 '껑충'…전용 84㎡ 호가 11억원 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2016년 4월 입주한 하남시 ‘미사강변푸르지오 1차’ 전용면적 84㎡형은 지난 7월 10억8000만원에 팔렸다. 불과 1년 전 8억2000만원에서 2억원 넘게 올랐다. 현재 호가는 11억 원 선이다.
인근 ‘미사강변골든센트로’ 전용 84㎡형은 같은 기간 최고 9억6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집값 ‘10억 원’을 눈앞에 뒀다.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교통 호재가 잇따르면서 신설 교통망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며 "인근 서울 고덕동 일대보다 집값이 싸 수요가 늘고 있으나 매물이 많지 않다 보니 거래는 뜸한 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하남 미사강변도시 집갑 상승세는 교통 호재가 이끌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우선 최대 호재는 지하철 5호선 연장 하남선 개통이다. 하남선 1단계 구간인 미사역~하남풍산역이 지난 8일 개통해 미사강변도시의 숙원사업이 하나 해결됐다. 전철 개통에 따라 미사역에서 서울 잠실역(30분), 강남역·광화문역(각 50분) 등까지 이동 시간이 크게 줄었다.
또 국토교통부가 승인한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구간도 빼놓을 수 없는 교통 호재다. 이 구간은 중앙보훈병원역에서 고덕강일1지구 연결을 목표로 오는 2027년 준공될 예정이다. 하남을 거쳐 남양주 왕숙신도시까지 잇는 지하철 9호선의 5단계 추가 연장 사업도 추진 중이다.
여기에 하남 교산신도시 개발에 맞춰 하남과 송파를 잇는 하남~송파 도시철도가 놓일 예정이다.하남시가 ‘준서울’ 입지로 격상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같은 교통 호재에 힘입어 하남시 전체 집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하남시 평균 아파트값은 5억8107만이었으나 지난달엔 7억610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
◇교산신도시 청약 요건 채우기 위한 실수요 몰려…전세 매물 품귀 속 가격 고공행진
전세시장도 강세다. 하남 교산신도시 청약 대기자들이 하남시에 대거 몰리면서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미사경변도시8단지스타힐스’ 전용 74㎡형은 지난달 전세보증금 6억9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올해 초 5억3000만 원~6억 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지만, 8개월 만에 보증금이 1억 원 이상 올랐다. ‘e편한세상미사’ 전용 69㎡형 역시 지난 2일 보증금 5억7000만 원에 전세 계약됐다. 이곳은 올해 초 4억40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망월동 P공인 관계자는 “교산신도시 청약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예비 청약자들이 최근 이곳 전셋집을 많이 찾는다"며 "특히 임대차법 시행 이후엔 전세 물건이 부족한 가운데 가격만 더 뛰고 있다"고 말했다.
하남 교산신도시는 3만20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이에 기존 미사강변도시(3만8000가구)의 향후 집값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물량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듯이 인근에 교산신도시가 조성될 경우 입주 물량 폭탄으로 주변 집값이 조정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