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뉴딜’에 가려져 있던 ‘디지털 뉴딜’ 수혜주들이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 SI(시스템통합) 업체들의 장기 성장성과 저가 매력이 기관의 관심을 끌면서 시장 수익률을 월등히 앞서고 있다. SI는 기업 운영에 필요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산업이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I업체 대장주인 삼성SDS는 이주 들어서(이하 10일 기준) 11.47% 오른 17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울러 포스코ICT는 이 기간 45.24% 급등했다. 현대오토에버(16.59%), 롯데정보통신(10.49%), 신세계I&C(17.00%) 등도 강세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19%, 2.11%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정부의 친환경 정책 드라이브로 그린 뉴딜 수혜주들이 개인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지만 기관은 주요 SI업체들을 적극 사들이는 분위기다.
실제 기관은 이주 들어 삼성SDS 주식을 694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기관의 순매수 규모 면에서 LG전자(958억 원)와 삼성전기(950억 원) 다음이다. 또 현대오토에버(42억 원), 롯데정보통신(15억 원), 신세계I&C(11억 원) 등도 기관은 매수 우위였다. 지난 9일 상한가를 기록한 포스코ICT만 6억 원을 순매도했다.
디지털 뉴딜 정책 수혜주치고 낮은 주가가 기관의 구미를 당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주가 흐름은 부진했다. 8월 삼성에스디스는 -5.4% 하락했고, 롯데정보통신(-1.5%)과 신세계 I&C(-2.8%)도 약세였다. 현대오토에버만 6.4% 올랐다.
이들 SI업체는 대부분 매출이 그룹 내에서 나오고 있어 그룹 ‘전산실’이라는 딱지가 붙어있다.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디지털 전환 수요도 커졌지만 그만큼 중저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도 쏟아져 주가가 기를 못 피는 상태였다.
하지만 데이터 관리,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AI 등 이들 기업이 성장 발판으로 삼고 있는 사업에 대한 정책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뉴딜의 핵심은 데이터댐,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비대면 솔루션 등 활성화다.
당장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졌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에도 상반기 지연된 주요 고객사들의 프로젝트는 하반기에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하반기 실적 성장이 이어지며 기업가치 우상향 추세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