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美대선] 미국 서부 산불, 트럼프 VS 바이든 기후변화 설전으로 번져

입력 2020-09-1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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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찾은 트럼프, 기후변화 연관성 부인…바이든 “트럼프는 기후 방화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매클래런파크에서 캘리포니아 당국자들로부터 산불 피해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매클래런파크/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록적인 산불 사고를 겪고 있는 캘리포니아주를 찾아 기후변화와 화재의 연관성을 부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 방화범”이라며 공격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를 찾아 개빈 뉴섬 주지사와 산불 피해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웨이드 크로풋 캘리포니아 천연자원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기후변화가 숲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협력하고 싶다”며 “과학이 핵심이다. 과학을 무시하고 화재가 산림 관리에 대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우리는 함께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펜실베이니아 유세 현장에서 “나는 숲을 깨끗이 청소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들이 내 말을 듣지 않아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풀이된다.

장관의 말에 대통령은 “곧 시원해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지켜보면 된다”고 응수했다. 크로풋 장관이 “과학이 당신에게 동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비꼬자 대통령은 “사실 과학이 뭔가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소속의 뉴섬 주지사 역시 대통령에게 “기후변화는 실재한다”며 “우리는 분명히 온도가 올라가고 있는 것을 느낀다”고 직접 설명했다. 주지사는 “건기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며 “우리는 역사상 한 번도 본 적 없는 열돔 현상을 마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우리는 과학적인 관점에서 기후변화가 실재한다는 증거를 보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를 존중해 달라”고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이다”고 짧게 답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현재 24개의 산불이 동시에 발생해 1만6500명의 소방관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24명으로 늘어났고, 피해 지역은 약 1만3000㎢에 달한다. 미국 남캘리포니아주 대기관리국(AQMD)은 이 지역의 오존 수치가 30년 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꾸준히 산불과 기후변화가 관련이 없다는 주장을 폈다. 대통령은 이날 새크라멘토 매클래런 공항에 내려 “쓰러진 나무는 성냥개비처럼 건조하다”며 “땅바닥의 마른 나뭇잎은 불을 지피는 연료다. 그것들은 폭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림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불이 났다는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NYT는 대통령이 이 같은 발언을 한 매클래런 공항 상공엔 산불로 인한 연기가 가득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경 정책이 국가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주장을 펴며 이를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이날 델라웨어에서 열린 연설에서 바이든 후보는 대통령이 기후변화를 외면하고 있다며 “기후 방화범”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가 앞으로 4년 동안 트럼프의 태도를 내버려 둔다면 얼마나 많은 지역이 산불로 태워지겠느냐”며 “어두운 연기 속에서도 빛을 볼 수 있게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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