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오라클 제휴에 먹구름…트럼프, 하루 만에 태도 돌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틱톡 지분 대부분을 계속 보유한다는 데 불만을 표시했다.

한 기자가 “바이트댄스가 틱톡 자산 대부분을 갖고, 오라클은 소수 지분만 인수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개념적으로는 싫다고 말할 수 있다”며 “나는 어떤 것도 서명할 준비가 안 돼 있다. 이 제안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17일 오전에 세부적인 내용을 보고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바이트댄스가 틱톡 지배권을 계속 유지하는 게 탐탁지 않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향후 협상 조건을 미국에 유리한 쪽으로 조정할 뜻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만 해도 트럼프는 틱톡과 오라클의 합의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협상 타결이 매우 근접했다고 들었다. 이들의 제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나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의 팬”이라고 밝혔다.

이랬던 트럼프가 하루 만에 태도를 180도로 바꾼 데 대해 블룸버그는 “오라클과 틱톡의 사업 제휴 방안이 미국의 국가안보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포함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바이트댄스가 오라클과의 제휴 이후에도 미국 내 1억 명 안팎의 틱톡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바이트댄스가 틱톡 지분 대부분을 유지하고 인공지능(AI) 알고리즘도 그대로 갖는 대신, 오라클은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은 물론 중국의 비위도 맞추려는 고육지책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달 말 틱톡의 핵심 자산인 AI 기술을 수출금지 목록에 포함했다.

오라클과 바이트댄스는 틱톡 본사를 중국에서 미국으로 옮기고 2만 명을 고용할 것이라며 당근을 제시했지만, 트럼프 정부는 여전히 중국 업체가 틱톡 대주주라는 사실에 불만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바이트댄스 측에 틱톡 지분 과반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양사의 협력 방안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미국 정부에 이익을 가져다 주는 거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는 “보안은 100%가 아니면 안 된다”고 강조, 개인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갈 위험이 해소되는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