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서 일하는 고령층 몰려…항바이러스제·예방백신 없어 주의
작은소참진드기 매개 감염… 야외활동 시 긴소매·긴바지 필수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벌초·성묘객이 늘어나면서 진드기 매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대한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가을철 증가하는 발열성 감염병 질환의 증상이 매우 유사하다”며 “올 추석 야외활동을 가급적 자제할 것을 권고하지만, 불가피한 경우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발열 등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SFTS는 2009년 중국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 감염병입니다. 중국 중부와 동북부 지역에서 고열, 구토, 혈소판 감소, 백혈구 감소, 다발성 장기부전을 동반한 원인불명 질환이 집단 발생하면서 2년간의 역학조사 끝에 2011년 ‘SFTS 바이러스’를 규명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한국, 일본에서도 환자가 나오고 있죠.
SFTS는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소참진드기’(Haemaphysalis longicornis)에 물려 발병합니다. 또한, SFTS 확진자의 혈액·비말 등 체액에 직접 노출됐을 때 사람 간 전파가능성이 있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현재까지 SFTS에 대한 항바이러스 치료제나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감염을 예방하려면 진드기에 노출되는 환경을 최소화하는 게 최선인데요. 의료체계가 잘 갖춰진 우리나라에서도 SFTS 치사율이 19.7%에 달한다니, 정말 무서운 질병이죠.
국내에서 발생하는 SFTS는 야외 활동이 많고, 매개체로 알려진 작은소참진드기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4~11월 사이 집중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2013년 5월 첫 사례가 나온 후 지금까지 경기·강원·경북·경남·충남 등 한반도 전역에서 보고된 총 1097명의 환자(2020년 8월 15일 기준) 중 216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보통 4~15일의 잠복기를 거쳐 38~40도에 이르는 고열과 구토·설사·식욕부진 등 위장관계 증상이 나타납니다. 중증 환자는 혈소판·백혈구 감소에 따른 출혈성 소인과 함께 근육통·경련·의식저하 같은 신경계 증상을 동반합니다.
질병관리청은 “SFTS 환자의 대부분이 논밭에서 작업하는 고령층”이라며 “야외에서 활동할 때 진드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기피제를 사용하고 긴소매·긴바지·모자·장갑 등을 착용해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소매·바지 끝을 여미고 토시와 장화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풀밭 위에 옷을 벗어두거나 눕는 행동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죠.
귀가 후에는 될 수 있으면 샤워나 목욕을 하고 머리카락이나 귀 주변, 팔 아래, 허리, 무릎 뒤, 다리 사이 등에 진드기가 붙어 있지 않은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진드기가 피부를 물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면 핀셋으로 머리를 잡고 제거하고 상처 부위를 소독 후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