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과 직결된 지속가능성장…탄소 감소ㆍ플라스틱 쓰레기 제거는 선결 과제"
최근 전 세계 경제의 중심에는 ‘그린(Green)’이 있다. 기후 변화로 촉발된 환경에 대한 관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을 계기로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각국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이동 수단 보급 확대 등에 집중한 ‘그린 뉴딜’ 정책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고 산업도 이에 발맞춰 미래 방향성을 다시 설정하고 있다.
과거 환경과는 대척점에 서 있던 화학기업들은 이제 생존 게임을 시작하고 있다. 코끼리 상아로 만든 당구공을 대체할 소재로 등장한 플라스틱은 생활에서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플라스틱은 유용하지만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양날의 검’으로, 기후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부정적인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플라스틱의 역습은 이제 편의성과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화학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에 화학기업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친환경에 중점을 둔 대장정을 시작했다.
이투데이가 만난 강호성 한국다우 부사장은 “전 세계 인구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인류가 사용해온 전통적인 자원의 가용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과학의 발전은 편의성을 증진하고 삶의 질을 한 단계 향상했지만, 환경오염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기도 했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이어 강 부사장은 “각 산업군에서는 경제적 성장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됐고, 이는 다우와 같은 소재 과학 회사들에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가 됐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이 같은 화학산업을 둘러싼 일련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성장은 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사항이다.”
25년을 글로벌 화학기업에 몸담은 강 부사장은 이제 지속가능성장은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우는 지난해 다우듀폰에서 분사한 이후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다. 이 회사는 “현시대의 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지속가능성 관련 사항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끝에 △기후 보호 △순환 경제 △더 안전한 소재라는 3가지 집중 분야를 설정했다.
그리고 기후 변화와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보고 ‘탄소 감소’ 및 ‘플라스틱 쓰레기 제거’라는 목표를 세웠다.
다우는 기후 보호를 위해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 탄소 중립은 사업 수행하면서 실질적으로 배출하는 탄소량을 ‘0’으로 만든다는 의미다.
강 부사장은 “새롭게 발표한 지속가능 전략 첫 번째는 바로 ‘기후 보호’”라며 “한층 진보한 기술을 통해 더 적은 자원으로 제품을 생산하게 함으로써 고객이 탄소 발자국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30년까지 다우의 연간 탄소 배출량을 2020년 기준선 대비 15%(500만 톤) 감소시킬 계획이며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다우는 쓰레기 근절과 순환 고리를 만들기 위해 플라스틱 재사용·재활용에 앞장설 예정이다.
강 부사장은 “2030년까지 다우 자체적인 노력과 이해관계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100만 톤의 플라스틱을 수거, 재사용 또는 재활용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다우는 글로벌 차원에서 재활용 사업 확대를 위한 주요 기술 및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생산, 소비, 폐기에 이르는 플라스틱의 선형적인 흐름을 탈피하기 위해 다우는 2035년까지 판매되는 자사의 모든 패키징 제품이 재사용 또는 재활용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다우는 이미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전략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탄소 배출 감소 측면에서 다우는 화학업계 내 청정에너지 사용 1위 기업이자 재생 전력 사용 기준 글로벌 25대 기업 중 하나다. 6월에는 미국, 브라질 등의 생산 시설에 재생 전력을 사용하기로 해 재생자원으로부터 338메가 와트(MW) 이상의 전력을 확보하게 되면서 22만500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한다.
플라스틱 쓰레기 근절에서도 이미 성과를 냈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해 아스팔트 도로를 만드는 것으로 베트남, 태국 등에 60마일(약 97㎞)의 도로를 건설했다. 무게로 치면 40만 파운드(약 18만1437㎏)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자연에서 제거한 셈이다.
또한, 플라스틱의 재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다우가 5월 발표한 친환경 재활용 플라스틱 수지(PCR plastic resin)는 제품 소재의 40%를 재활용 수지로 대체하면서도 기존 수지에 버금가는 성능을 구현한다.
다우에 있어 한국은 중요한 시장 중 하나다. 산업 전방위에 걸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화학산업은 경쟁력 있는 산업이 많아야 유리하다. 그런 측면에서 전자·전기, 자동차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다수 포진한 한국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강 부사장 역시 “한국의 경우 전자 전기, 자동차, 통신 IT, 건설, 조선, 뷰티케어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회사들이 많다”며 “이러한 회사들과 협업해 한층 더 높은 기술력으로 고객과 동반 성장하는 것이 다우의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서도 다우는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 제거를 위한 다우의 세계적 기업 시민활동인 풀링아워웨이트(PullingOurWeight)’ 캠페인을 국내에서도 실시하고 있다. 작년에만 인천과 충북 진천에서 4번의 캠페인을 열고 임직원, 협력사 등 총 152명의 봉사자가 790㎏ 규모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관련 교육도 진행 중이다. 2007년 ‘찾아가는 환경 과학교실’로 충청지역 학생들의 교육을 지원하기 시작한 다우는 작년 ‘지속가능발전 동아리 콘테스트’로 주제를 바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에 관한 관심을 높이고 실질적 동참을 유도했다.
다우는 이러한 지속가능성장 노력을 국내 화학기업들과도 같이 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강 부사장은 “국내 기업들이 친환경 소재 개발, 재활용 독려 공공 캠페인, 정부와의 파트너십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기후 보호나 플라스틱 쓰레기 근절과 같은 이슈는 개별 국가, 기업 또는 개인이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다우도 친환경 제품 개발과 사회공헌활동 등을 통해 관련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국적을 불문한 전 지구적인 동참이라고 생각한다”며 “쓰레기가 자연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선 전 세계적인 연대가 중요한 만큼, 더 많은 한국 기업이 플라스틱 쓰레기 제거 연합(Alliance to End Plastic Waste)과 같은 국제 이니셔티브에 가입해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플라스틱 쓰레기 제거 연합은 작년 1월 플라스틱의 순환적 경제를 촉진하기 위해 다우 최고경영자(CEO)인 짐 피털링이 제창해 설립한 단체로, 현재 약 50여 개의 글로벌 화학·소비재 기업이 가입해 총 10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마련했다. 우리나라에선 SKC 등이 가입해 플라스틱 쓰레기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인프라 개선,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강 부사장은 지속가능성장을 통해 한국다우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한국다우는 국내 고객사, 산업계 파트너, 정부와 함께 지속가능성장의 솔루션을 계속해서 찾아 해결해 나갈 생각”이라며 “진천의 실리콘 생산공장과 연구소를 통해 국내 고객들과 함께 인류에 도움이 되는 기술과 제품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