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국내주식, 국내채권에 대한 ESG 평가체계 구축 제공 기관으로 대신경제연구소를 선정했다. 국민연금은 내년부터 약 450조 원에 달하는 국내 주식, 채권 투자 결정에 ESG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28일 국민연금 관계자는 “ESG 평가체계 구축에 우선협상대상자로 대신경제연구소, 서스틴베스트로 선정됐다”며 “1순위는 대신경제연구소로, 곧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앞 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한 투자지표를 의미한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책임투자에 중요성이 커지면서 ESG 투자 규모도 늘어나는 추세다.
앞서 8월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ESG 평가체계 개선 및 국내채권 ESG 평가체계 구축’ 관련해 입찰공고를 낸 바 있다. 계약기간은 오는 12월 15일까지며, 사업예산은 총 1억6100만원 수준이다. 그간 국민연금이 공고한 ESG 평가데이터 관련 사업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번 국민연금의 ESG 평가체계 구축은 국내 주식에 한정됐던 투자 대상을 채권까지 확대한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그간 국민연금은 기금 적립액 752조 원 중 4%인 32조 원에 한해 책임투자 원칙을 적용하고 있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 마련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책임투자 원칙 적용 자산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내년부터 약 450조 원에 달하는 국내 자산에 ESG 지표가 적용된다.
주식 위탁운용, 주식 직접운용에 이어 채권운용에도 ESG 지표가 사용된다. 당장 내년부터는 상장, 비상장 채권 투자에도 ESG 사안별로 나눠 적격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해외주식, 해외채권에도 동일한 기준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은 이번 ESG 사업 방향으로 △국내 채권(상장 및 비상장) ESG 평가체계 마련 △국내주식 ESG 평가체계 검토, 신규 평가항목 및 지표 검토, 개선 제언 ESG 평가체계 검토, 신규 평가항목 및 지표 검토, 개선 제언 △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중점관리사안 및 사안별 수탁자 책임활동 방안 마련 등을 제시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ESG 적용을 확대하면, 국내 운용업계 지형이 바뀔 수 있다”며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라 업종별 포트폴리오가 크게 바뀔 수 있으며, 이는 다른 운용사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분석기관 중 ESG 전문 평가 업무를 진행하는 곳은 한국지배구조연구원, 서스틴베스트, 대신경제연구소 등이다. 대신경제연구소는 2017년 ESG 평가를 시작해 상대적으로 시장 진입이 늦은 편이다. 타사와 달리 수기조사를 기반으로 기초조사 및 정량적 문항평가를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서스틴베스트는 2006년, 한국지배구조연구원은 2011년 관련 업무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