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수행
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강원도 김화군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았다. 북한 관영매체들이 통상 김 위원장 활동을 다음 날 보도하는 점을 감안하면 추석 당일인 전날 현지지도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연합뉴스는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공개행보는 7월 말 전국노병대회 이후 두 달여 만에 처음이다.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수행했다.
김 위원장은 8월 집중호우에 이어 지난달 제9호 태풍 ‘마이삭’ 직격탄을 맞았던 김화군을 둘러보면 주택과 농경지, 교통, 전력, 체신 등 여러 부문의 피해를파악했다.
그는 “재해성 폭우에 도로까지 끊겨 직승기(헬기)를 동원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1000여 세대에 달하는 살림집(주택) 피해라는 처참한 참상을 보고받으며 가슴이 떨리던 때가 어제 일처럼 생각난다”며 “무너진 주택 신축 공사는 정말 기쁜 소식이다. 설계에서 시공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이 인민대중제일주의, 인민존중의 관점과 원칙에 의해 전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피해 지역에서 농사 작황도 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수해를 본 함경도에서 당 정무국 확대회의를 여는 등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모습을 부각하려 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북한의 김씨 일가가 지난 수십 년간 스스로를 오류가 전혀 없는 신과 같은 존재로 묘사했다”며 “그러나 북한은 여러 측면에서 현재 몇 년 만에 가장 어려운 도전에 직면했고 김정은은 자신이 오류가 있음을 보여주는 등 이전과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과 막대한 홍수 피해,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등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실책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재해 지역을 방문하고 있다. 북한 관영 언론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관리들에게 자신의 가족을 신격화해 진실을 숨기는 짓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런 변화는 지난주 한국 공무원을 북한군이 살해한 것에 김 위원장이 신속하게 사과했을 때 더 분명해졌다고 WSJ는 전했다.
안보 전문가들은 “이렇게 외적으로 겸손한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김 위원장의 약함을 보여주는 징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가 있다는 자신감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경제 제재를 풀기 위한 미국과의 핵 회담 재개를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