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 힉스 백악관 보좌관 감염 이후 검사서 확인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위중한 상태에 빠지면 그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아울러 미국 대선까지 불과 한 달만 남은 상황에서 최대 변수가 등장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오늘 밤 나와 멜라니아 여사가 코로나19 테스트 양성 판정을 받았다. 우리는 즉각 격리와 회복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이 문제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주치의인 션 콘리 박사는 “대통령과 영부인 모두 현재는 건강하다”며 “회복기 동안 백악관에서 자가격리를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은 회복하는 동안 자신의 임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상황을 계속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위터를 통해 “향후 일정을 모두 연기했지만, 나와 남편 모두 좋은 상태”라며 “모두 안전을 유지하기를. 그리고 우리는 함께 이 일을 헤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부부의 양성 판정은 트럼프 최측근인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이 전날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돼 부부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밝힌 지 수 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힉스 보좌관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에어포스원과 마린원에 같이 탑승, 미국 대선 유세에 동행했다.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을 봤던 한 보좌관은 “대통령 자신은 건강해 보였으며 아직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며 “그러나 힉스 보좌관은 현재 증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주드 디어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 부부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추적을 현재 수행하고 있다”며 “적절한 통지와 권고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힉스 보좌관과 접촉한 사람에 대한 조사는 이미 완료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3일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최대 악재를 만나게 됐다. WSJ는 미국에서 730만 명 이상이 감염된 코로나19에 결국 대통령마저 감염됐다는 사실은 11월 3일 대선을 앞둔 캠페인 마지막 달을 뒤흔들 전례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 측은 당분간 트럼프 대통령 선거 유세 일정이 취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오는 15일 마이애미에서 열릴 예정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2차 TV토론을 포함해 앞으로 몇 주간 대면 행사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
미국 CNBC방송과 체인지리서치가 1차 TV토론 직후인 지난달 29일 밤과 30일, 이틀간 전국 유권자 92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바이든 후보 지지율은 54%에 달해 41%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13%포인트 앞섰다.
트럼프는 15일 2차 TV토론을 포함해 남은 한 달간 공격적인 선거 운동으로 역전을 노리고 있었는데 자신이 감염되면서 이런 전략이 불가능해졌다.
또 자신마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대응에 완전히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했음에도 트럼프는 마스크를 거의 착용하지 않은 채 대규모 행사를 계속해서 개최했다”며 “결국 이번 사태는 그 스스로 불러온 일”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선거 유세를 최대한 자제한 바이든을 조롱했다. 트럼프의 보좌관 상당수도 백악관 집무실이나 외부 여행 중에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았다.
힉스 보좌관도 최근 트럼프 선거 유세에 동행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에어포스원에서 내리는 장면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트럼프는 힉스 보좌관이 군인이나 경찰관들과의 접촉 중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전날 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군인, 경찰들과 함께 있을 때 그들이 와서 포옹하고 뽀뽀하기를 원한다면 이를 거절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힉스도 위험이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따뜻한 사람이고 젊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보좌관과 기자를 포함해 대통령과 접촉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매일 코로나19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러나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장 중요한 대응책이라고 강조해왔다.
트럼프는 지난달 29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1차 TV토론에서 “일부 선거 유세에서 3만5000~4만 명이 참석했지만,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실천하는 사람들에 대해 완전히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있다”며 “그는 이 문제에 대해서 바보 같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