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일문일답] 이주열 “안정성장 진입때까지 완화기조·단순매입 탄력적 대응”

입력 2020-10-1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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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적 재정정책 뒷받침+효과 지켜볼 필요에 금리동결..재정준칙보단 확대재정에 무게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상당기간 저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또,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관심을 모았던 국고채 단순매입 확대나 정례화 등 본격적인 양적완화(QE)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다만 시장과 수급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혀 상황에 따라서는 매입규모를 늘릴 여지를 남겼다.

최근 재정준칙 도입 논란과 관련해서는 도입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유연성과 함께 당분간 확대재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함에 따라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1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0%로 동결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고 우리 경제가 안정성장 궤도로 진입할 때까지는 완화적 기조를 끌고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코로나19 및 대외리스크 요인의 전개상황과 부동산 및 가계대출 등 금융안정 상황 변화를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동결 기조와 관련해서 그는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완화적 금융여건하에서 재정의 확장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점 그리고 그간 취해진 통화재정정책 대응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고채 단순매입 규모를 늘리거나 정례화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국고채 단순매입은 현재 규모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최근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재정준칙과 관련해서 그는 “장기적 재정건전성을 위해서는 엄격한 재정준칙이 필요한게 사실”이라면서도 “위기시엔 보다 재량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그는 “코로나19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재정준칙 도입을 추진중이다. 이에 대한 입장은?

“재정준칙 안을 마련했다. 국가 재정운용에 대한 자기규율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히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저출산과 급속한 고령화가 진전되고 있다. 연금과 의료비 등 의무지출이 급증할 것이다. 장기적인 재정건전성을 위해서는 엄격한 재정준칙이 필요한게 사실이다. 한편 코로나19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하다. 유연성이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다. 2년전인 2018년 IMF(국제통화기금)가 효과적인 재정준칙 기준으로 3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우선 단순성으로 재정총량 지표 목표가 단순하고 명쾌하게 제시돼야 하고, 둘째 강제성, 재정준칙 시행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구속력이나 감시기구를 만들라고 했다. 셋째는 유연성이다. 위기시엔 보다 재량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정부가 마련한 재정준칙이 이런 각도에서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국회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최선의 방안이 마련되길 희망한다.”

- 잠재성장률이나 경제성장률 격차(GDP갭) 추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회복세의 의미나 조건이 궁금하다.

“회복세를 나타낼 때까지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회복세를 나타낸다고 하는 것은 코로나19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줄고, 그에 따라 우리 경제가 정상궤도로 복귀해서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상황을 담았다. 따라서 한 두 지표를 갖고 판단할 상황은 아니다.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도 제시했지만 그 수치는 금년도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내년 성장 수치 자체만 갖고 통화정책 전환을 고려할 수 없다.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과정에서 국내 경제가 과연 회복세를 나타내는지 여부는 그때 가서 코로나 전개상황과 소비·투자·수출과 같은 전반적인 실물지표 흐름, 그리고 그를 토대로 한 경기전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 나갈 예정이다.”

- 외국인의 중국 국채투자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외국인의 중국 국채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 두 가지 요인으로 첫째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여건이고, 또 하나는 WGBI(세계국채지수)에 편입됐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효과와 보완효과가 병존해 단적으로 말하긴 곤란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국내 외국인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국내 투자는 중앙은행과 각국정부 등 공공부문 투자가 중심인데다, 상대적으로 국내 금리수준이 높다. 과거 중국이 여타 지수에 편입시에도 글로벌 펀드의 국내 채권투자가 크게 감소하지 않았었다.”

- 2020년 국가채무비율이 60% 수준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다. 내년 예산안과 국가재정운용을 감안하면 채권시장 수급불안감이 크다. 한은에게도 부담요소일 수 있겠다. 이에 대한 평가는?

“내년에는 국고채가 대규모로 순발행될 예정이다. 채권시장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최근 채권시장 여건을 되돌아보면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기조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금리수준은 상대적으로 높다. 국내 채권 투자의 우호적 여건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채권시장 수급불균형을 크게 우려하고 있진 않다. 어떻든 수급불균형에 따른 시장 불안 여지는 있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외국인 국내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들의 채권수요 변화와 시장 수급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이다. 누차 언급했듯 시장불안 가능성에는 적시에 적극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

-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에도 주담대 증가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인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금융불균형 부작용이 지목되고 있다. 부동산시장 불안과 가계대출 증가세 억제안 등이 있나?

“가계부채가 2분기를 보면 전년동기대비 5% 좀 넘게 증가했다. 3분기 연속 가계부채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6월 이후에는 주택거래 주식투자 자금수요가 늘면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큰 폭 증가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어느 정도 증가는 불가피하다. 다만, 가계부채 수준이 이미 높은 상황인데다 최근 증가세도 더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늘어나는 가계대출 자금이 자산시장으로 과도하게 유입될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금융불균형이 축적될 수 있어 가볍게 넘길 순 없다. 이미 가계부채 억제라든가 자산시장, 거시정책 등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일관성있게 추진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한은도 정책당국과 긴밀히 상황 공유를 하고 필요하면 대응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8월 산업생산을 보면 설비투자가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 배경은? 그리고 이는 한은이 예측한 성장경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는데.

“8월 산생에서 설비투자 부진 이유는 일부 반도체 기업의 생산설비 증설이 종료됐고, 선박 등 운송장비 수입이 감소하는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다. 모니터링해보면 9월 이후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등 자본재 수입이 다시 늘어 설비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설비투자는 월별 변동성이 커 한두달 실적을 갖고 평가하긴 어렵다. 긴흐름을 감안해보면 금년 중 설비투자는 지난해 부진에서 큰 폭은 아니나 완만하게나마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저금리 부작용으로 가계대출이 늘고 있는 것 아닌가. 또, 이로인해 한계기업 정리가 안되고 있다.

“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차입비용 감소를 통해 가계대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물론 가계대출은 금리 외에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대출에 대한 감독당국 규제 정도나, 자산시장 상황, 금융기관 대출태도 등이 상당부문 영향을 미친다. 금년엔 공모주 청약 붐도 있어 주식투자 자금 수요도 늘었다. 코로나 이후 생활자금 대출도 꽤 늘었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는 단언적으로 말하긴 쉽지 않다. 지켜보려 한다. 통상적으로 10월 이후엔 가을철 이사수요가 있다. 계절적요인에 가계부채가 늘 수 있다. 반면, 은행이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대출을 다소 엄격히 끌고 가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억제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저금리에 따라 한계기업이 제때 정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게 질문 요지인데 지적한데로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장기간 끌고 가면 그럴 수 있다. 다만, 완화적 통화정책은 코로나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다. 효과도 거뒀다고 본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부작용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충격받고 있는 비상상황 위기상황에서는 기업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조금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현 상황에서 어떤 기업이 생존가능할지 부실한지 판단키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적극적인 통화정책으로 리스크가 가려진 측면이 있다. 수요공급 모두에 충격을 주고 있는 보건위기 속에서 일시적 유동성 문제인지 생존 가능성이 있는지 가려내는게 여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구조조정을 조급히 한다고 할까 추진할 경우 생존 가능한 기업까지도 같이 피해를 입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코로나19 대응노력에 대한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도 있을 것이다.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부작용이 있는 게 사실이나 성급히 추진할 경우 오히려 경제주체들에게 기업지원 축소내지 철회로 받아드릴 가능성도 있다. 현재로서는 신중해야 한다.”

- 한은 통화정책 목표에 고용을 추가하자는 논의가 있다. 이게 부담스럽다면 경제안정내지 성장률을 넣어야한다는 전문가 진단도 있는데.

“고용이 들어간 나라가 몇 개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고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고려해볼 때 중앙은행도 고용증대에 유의해야하는 것 아니냐하는 그런 취지에는 어느 정도 공감한다. 그렇지만 한은법 목적조항에다가 고용안정을 명시적으로 추가할지는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물가와 금융안정에다 고용안정까지 넣으면 목표간 상충 가능성이 있다. 복수 책무를 달성하기엔 통화정책 수단도 제한돼 있다. 상충가능성이 있는 목표 놓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게 되면 일관성 유지도 어렵다. 이는 곧바로 신뢰저하로 이어진다. 고용관련 통계도 여러 가지가 있다. 다양한 고용관련 통계 중 무엇을 대상지표로 해서 달성할 것이냐는 실행상 문제도 간단하지 않다. 현재 물가안정 목표제는 신축적 물가안정 목표제다. 물가목표를 설정해서 지향하지만 운용할 때는 물가뿐만 아니라 금융안정, 경기를 고려한다. 현재 고용상황도 면밀히 드려다 보고 있다.”

(한국은행)
- 내년 예산안에서 적자국채가 증가할 예정이다. 보험사나 운용사의 자산감소와 연금의 해외투자로 국채 추가공급이 심화될 수 있다. 국고채 단순매입 규모를 늘릴 예정인가, 또 공사채나 회사채를 포함하는 양적완화 필요성에 대한 의견은?

“국고채 매입은 누차 밝혔다. 다시 한번 언급하면 수급불균형 우려가 있을 때, 장기금리 변동성이 확대되고 시장 불안상황이 나타난다고 하면 국고채 단순매입 등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 규모나 시기는 아무래도 내년 상황을 보고 결정할 사안이다. 거듭 말하거니와 국고채 매입과 관련된 시장불안 가능성 대응 자세는 시종일관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범위를 확대할 경우에는 본격적인 QE(양적완화)가 될 것이다. 최근 거시경제 흐름과 앞으로 전망, 현재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볼 때 채권 매입대상이나 규모를 크게 확대하는 본격적인 양적완화를 도입할 단계는 아직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있다.”

- 11월 인하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3분기 성장률이 어떤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보나.

“11월 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장 기대가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1월 금리를 어떻게 할지는 2주후 발표되는 3분기 성장률과 여러가지 추가 입수되는 지표로 판단할 일이다. 현재 모니터링도 하고, 현재 갖고 있는 자료를 토대로 보면 의결문에도 표현했듯이 앞으로 성장 흐름이 8월달 전망 경로에 대체로 부합하는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두 달간 물가가 플러스를 보였다. 한은의 연간 소비자물가 전망치 0.4%를 웃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실질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스테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있다.

“스테그플레이션에 대한 정의를 보면 경기침체와 물가급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최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8~9월 올랐다. 9월엔 1%까지 상승했다. 주된 요인이 기상여건 악화로 농산물가격 상승이었다. 일시적 요인이 4분기엔 해소될 것으로 본다. 정부에서 이미 발표했지만 이동통신요금 지급 조치시행에 가계의 휴대전화료 부담도 줄 것이다. 4분기엔 물가상승률이 상당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게 보면 현재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경기가 부진하나 물가 급등이 있는 현상은 아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거론할 단계는 아니다.”

- 글로벌 달러 약세가 가파르다. 원·달러 환율도 1140원대에 진입했다. 중국은 외환준비금을 0% 조정했고, 유럽도 구두개입에 나선 반면, 한국은 구체적 액션이 아직 없었다. 현재 환율에 대한 인식은?

“최근 몇 개월간 원달러 흐름을 정리하면 7월 이후 미 달러화 지수가 급락했고, 위안화가 크게 절상됐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하락해 디커플링 되는 모습을 보였었다. 9월 중순이후부터는 원화강세가 빨라져서 1150원 내외에 이르고 있다. 9월 중순 이후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데는 무엇보다도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진정된데다, 그간 원화 강세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는 인식이 반영됐다. 그간 디커플링이 해소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글로벌 리스크 요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늘고 있다.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대내외 여건 변화가 우리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주의깊게 살펴볼 것이다. 필요시엔 시장안정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에 있다.”

-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원화도 위안화에 동조화하고 있다. 수출 영향은?

“환율이 수출에 영향 주는 요인이 된다. 다만 우리나라 수출은 환율에 대한 영향이 과거보다 크지 않다. 수출구조가 고도화됐기 때문이다. 환율보다는 글로벌 수요라든가, 국제교역 상황, 최근 코로나 상황 등이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반면, 경쟁상대국간 환율을 보면 실질실효환율은 유지되고 있다. 부정적 영향을 크게 볼 상황은 아니다.”

- 연준 점도표를 보면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같은 연준 전망의 영향은?

“장기간 (제로금리를) 유지하게 되면 다른 나라들도 완화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연준 통화정책 변화가 우리 통화정책 결정시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기계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한은으로서도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 향후 국고채 단순매입 규모를 확대하거나 정례화할 가능성은?

“(9월에 연말까지 5조원을 하겠다고 밝힌 국고채 단순매입 규모 중) 3조원이 남았다. 계획대로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규모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 다만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기존 5조원 매입계획을 밝혔고 그 계획이 바뀐 건 아니다. 시장상황 수급상황이 바뀌면 바꿀 여지는 있다.”

- IMF(국제통화기금)에서 성장률을 소폭 상향조정했다. 최근 코로나 신규확산세나 수출지표를 고려할 때 한은도 전망치를 개선할 가능성은?

“IMF가 수정전망치가 발표됐다. 세계경제 성장률과 우리나라 성장률을 조금 높이긴 했다. 근거는 우선 2분기 실적치가 생각보다 좋았고, 3분기 코로나 확산에도 불구하고 각국이 전면적 봉쇄보단 경제를 살리려는 노력을 한 때문이다. 우리경제의 성장흐름 회복세도 코로나19 전개상황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불확실성이 높다. (연말까지는) 한 분기 남았는데 모니터링 중이다. 추정해보면 8월 전망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 -1.3%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 증가속도가 빠른 국가채무와 허술한 재정준칙이 국가신용등급과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수 있다는 평가에 대한 의견은?

“국가채무가 급증하니까 일부에서는 국가신용도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우선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재정정책이 적극적으로 운용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가계와 기업을 보호함으로써 장기적인 성장기반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당연하다. 재정건전성 우려도 눈여겨 들을만한 대목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저출산이 심각하고 고령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 태생적으로 비기축통화국이라는 점 등은 재정운용에 있어 난제이며 리스크다. 지금은 재정의 적극적운용이 불가피하다. 허나 장기적으로는 국가채무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억제하는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우려를 귀담아 들을 필요는 있지만 현재로서 적극적 재정정책은 불가피하다.”

- 통방문구를 보면 소비자물가의 경우 기존 0대 초반에서 1% 수준으로 높아졌고, 기대인플레도 1%대 후반에서 2%에 근접한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물가는 낮아져 당분간 0%대 초중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봤다. 이는 8월 통방의 0%대 중반을 나타낼 것이란 예상보다도 더 낮춘 것이다. 올해 물가전망을 사실상 하향조정한 것 아닌가?

“올해 물가전망을 연간으로 0.4%로 보고 있다. 8~9월에 물가가 올랐지만 일시적 요인이다. 그 요인이 해소되면 10월엔 하락할 것이다. 통신비 지원도 있다. 다만 전체적인 물가 전망 인식이 바뀐 것은 없다.”

-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대선결과가 나오면 그때 말씀 드리겠다. 상황을 가정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 금융불안 위험을 의식하면 몇 년간 저금리를 약속하긴 어려운 것 아닌가?

“몇 년간이라고 했나? 시한을 염두에 두고 있진 않다. 지금은 소위 보건위기다. 코로나19에 따른 위기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어느 정도 지속될지, 강도는 어떨지 예측이 어렵다. 현 단계에서는 코로나 위기에서 빨리 벗어나 우리 경제가 소위 회복세, 즉 안정성장 궤도로 진입할 때까지는 완화적 기조를 끌고 갈 수밖에 없다. 그 기간이 얼마일지는 현재로서는 무척 단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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