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SK그룹 상징 ‘서린빌딩’ 사옥에 베팅 나설까

입력 2020-10-1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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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서린동 사옥 전경 (뉴시스)

SK그룹이 20년 넘게 사용 중인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 직접 베팅에 나설 것인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 서린빌딩의 매각자인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15일 우선협상자(우협)로 이지스자산운용을 선정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6일 본입찰에서 평당(3.3㎡) 가격으로 3950만 원~4000만 원 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가액을 찍은 현대해상의 강남타워 매각가(평당 3380만 원)를 훨씬 웃도는 가격이다. 서린빌딩의 연 면적(약 2만5350평)을 감안하면 인수 총액은 1조 원이 훌쩍 넘는다.

우협이 선정됐지만, 시장의 초미의 관심사는 해당 건물에 대한 우선매수권(콜옵션)을 보유한 SK㈜의 행보에 쏠려 있다. 현재 SK그룹은 SK㈜가 하나대체운용이 설정한 사모 부동산펀드 ‘하나랜드칩사모투자신탁 33호’로부터 건물 전체를 통으로 임차하고 다시 계열사들에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사옥을 이용하고 있다.

일찌감치 시장에서는 SK그룹이 콜옵션 행사를 통해 20년째 본사 사옥으로 활용 중인 서린빌딩을 되사들일 가능성에 주목했으나 이번 우협 선정 과정에서 역대 최고 매각가가 나오면서 업계 관측은 엇갈리고 있다.

SK그룹은 2005년 SK인천석유화학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서린빌딩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에 매각해 다시 임차하는 ‘세일앤리스백’을 결정했다. 당시 매각가는 4400억 원이었다. 이 과정에서 SK 측은 건물에 대한 콜옵션을 확보했다. 이후 BoA가 2011년 하나대체운용에 빌딩을 매각하면서 건물 주인은 바뀌었지만, 콜옵션은 그대로 유지됐다. SK㈜가 보유한 콜옵션에 대한 세부 내용은 알려진 바 없지만, 통상 콜옵션 행사 기한은 한 달 정도다. 이 기한 내에 SK그룹은 콜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린빌딩이 SK그룹의 상징인 만큼 최태원 회장의 의중이 관건일 것”이라면서 “최근 주요 기업들이 직접 사옥을 소유하기보다는 유동화를 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펀드나 리츠(REITs), 운용사 등 제3자를 지정해 콜옵션을 행사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콜옵션을 행사하게 되면 우협이 제시한 가격 수준에서 사들여야 하는데 우협이 제시한 인수총액 1조 원은 부담스러운 가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K㈜ 관계자는 “(콜옵션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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