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우체국물류지원단에서 제출받은 ‘소포위탁배달원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결과를 재분석한 결과, 지난 1년 동안 ‘작업과 관련한 통증을 느낀 적이 있는지’ 묻는 말에 51%의 노동자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우체국에서 발표한 결과보다 8.5배나 높은 수치다. 앞서 지난 7월 우정사업본부는 전국의 우체국 택배 노동자 3724명을 대상으로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 ‘정상’이 2559명(76%), 통증호소자는 52명으로 6%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재분석 결과에 따르면 얼마나 오랫동안 또 얼마나 자주 아픈지에 대해서도 26.5%가 통증을 느낀 지 한 달이 넘었다고 답했다. 1주일 이상 통증이 지속했다고 응답한 이들도 전체 28%, 매일 통증을 느낀다고 답한 노동자는 11.7%로 나타났다.
개선 대책 역시 부실했다는 지적이다. 결과보고서에는 △작업 전후 스트레칭 교육 및 실시 △공정별 올바른 작업 자세에 대한 교육 시행 △100㎏ 이상 취급 시 2인 동시 작업 △허리보호대 지급 착용 △파스 구비 △손목보호대 지급 착용 △박스 모서리 접촉 완화를 위한 쿨토시 지급 등을 개선 대책으로 제시했다.
정필모 의원은 “지역별로 200~300페이지가 넘는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결과 보고서’가 나왔지만, 근골격계 질환을 분석한 내용은 1~2장에 불과했다”면서 “특히 택배 노동자 과로사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는 물품 분류작업과 상·하차 작업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분석조차 되어있지 않은 허술한 보고서”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더 기가 막힌 것은 우정본부에서 내놓은 대책”이라며 “파스를 붙이거나 손목 보호대를 바르게 감는다고 택배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될 것으로 생각하는 우체국의 안일한 태도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정사업본부 측은 “고용노동부 기준에 따라 심한 통증을 느끼는 노동자들만 통증호소자로 분류했다”면서 “미흡한 부분은 내년 조사부터 보완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