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사망, 백신과 연관성 없을 것" vs "기저질환 있으면 접종 자제해야"…전문가들의 엇갈린 판단

입력 2020-10-2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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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를 찾은 시민들이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뉴시스)

최근 독감백신을 접종한 후 사망한 사람이 늘고 있는 데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전문가 대다수는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사건과 백신이 연관성이 없다는 견해지만, 백신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소수의견도 존재했다.

독감백신과 관련해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서동철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22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놨다.

이재갑 교수는 "일단 지금 상황 속에서는 원인 규명을 위해 좀 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도 "당원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각 당원에서 동일한 루트로 백신을 접종한 분들에 큰 문제가 없는 걸 봐서는 일단은 백신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재갑 교수는 "최근에 상온 노출이나 백신에 침전물이 생기는 것 때문에 국민들 사이에서 백신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져 신고가 많아지고 있다"이라며 "2009년 신종플루 백신을 맞던 때에도 사망 신고가 상당히 많았었고 그때는 대부분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에서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증명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급성 과민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아나필락시스 쇼크 같은 경우엔 대개 백신 맞고 2~3시간 이내이긴 하지만 하루 이틀 내에 악화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며 "아나필락시스는 일종의 알레르기 반응이기 때문에 백신을 받아들이는 내 몸에 백신에 대한 알레르기가 생겨 있는 것이다. 이제 그런 가능성을 포함해서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재갑 교수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일종의 알레르기 반응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다. 모든 약이 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며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건 그 사람 자체가 약이나 어떤 음식에 대해서 알레르기를 갖고 있어서 발생하는 거니까 체질적인 문제"라고 했다.

이어 "만약에 이런 문제 때문에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게 되면, 올해 만약에 코로나나 인플루엔자가 같이 유행되는 상황에서 인플루엔자로 인한 합병증,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률 등이 확연히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왜 올해 인플루엔자 백신을 열심히 맞는지에 대한 부분들을 생각하고 지금 맞는 게 겨울철을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는 부분들을 고민하면서 접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서동철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이상이 있는) 독감 백신을 맞다가 잘못하면 자기 목숨하고 맞바꾸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조사를 한 후에 접종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백신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동철 교수는 "질병관리청에서도 (독감 백신 사망 사고의) 원인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문제가 없다는 확실한 근거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며 "생산과정이나 유통과정 혹은 보안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서 정밀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동철 교수는 "일단 역학조사를 좀 더 정밀하게 해 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기저질환이 많은 노년층은 가능하면 현재로써는 접종을 피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재갑 교수는 "(서동철 교수가) 기저질환 있는 분들은 안 맞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오히려 그런 분들이 독감 유행 시기에 가장 피해를 보시는 분들"이라며 "그런 분들의 접종률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의 첫 번째 목적인 피해를 해소하는 부분에 반하는 얘기가 되기 때문에 사실 좀 주의해서 얘기하셔야 할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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