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필리핀·말련 등 급격한 위축 반영”
중국 급격한 성장에도 亞 경제 회복까지 긴 시간 소요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아시아 경제가 기존에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씨름하는 과정에서 아시아 지역의 일부 신흥 시장 경제가 급격하게 둔화했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매체 CNBC 방송에 따르면 IMF는 이날 아시아태평양 지역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아시아 경제가 올해 2.2% 역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IMF가 지난 6월 내놨던 전망치인 마이너스(-) 1.6%보다 더 악화한 수치임은 물론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것과도 대조된다.
IMF는 “아시아 경제에 대한 하향조정은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지에서의 급격한 위축을 반영한다”며 “특히 인도와 필리핀에서 2분기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했다. 바이러스 환자가 지속해서 증가했고, 봉쇄 조처도 연장됐다”고 평가했다.
국가별로는 인도의 경제가 2021년 3월 끝나는 이번 회계연도에 -10.3%로, 6월 전망치(-4.5%)보다도 훨씬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필리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6월 -3.6%에서 -8.3%로 더 나빠졌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3.8% 위축에서 6.0% 위축으로 전망치를 낮춰잡았다.
물론 아시아의 모든 국가 경제 전망이 후퇴한 것은 아니다. IMF는 이 지역의 경제 활동이 다양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으며, 특히 나 홀로 V자 회복을 그리고 있는 중국은 글로벌 경기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진원지로 가장 먼저 경제적 타격을 입었지만, 바이러스 통제에 성공해 빠르게 경제활동을 정상화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9일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고 밝혔다. IMF도 예상보다 빠른 반등을 반영해 중국의 2020년 성장률 전망치를 1.0%에서 1.9%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IMF는 이러한 중국의 강력한 성장세가 아시아 경제를 뒷받침하더라도 이 지역의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지역의 경제 생산량은 ‘상처효과(scarring effect)’로 인해 당분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을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