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CJ그룹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손잡았다. 네이버가 쇼핑 사업에 진출한 가운데 우리나라 물류 1위 기업인 CJ대한통운을 통해 빠른 배송 경쟁에서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할 전망이다. 콘텐츠 강자인 CJ 역시 네이버를 기반으로 콘텐츠 사업에 힘을 싣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 네이버, CJ 대한통운 통해 빠른 배송 날개 달았다
CJ와 네이버는 K콘텐츠 및 디지털 영상 플랫폼 사업 협력, e커머스 혁신을 위한 e-풀필먼트(e-fulfillment) 사업 공동추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포괄적 사업제휴를 맺고, 6000억 원 규모의 주식 교환에 합의했다고 26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합의로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각 1500억 원, CJ대한통운은 3 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네이버와 교환한다. CJ ENM과 CJ대한통운은 자사주 매각, 스튜디오드래곤은 3자배정 유상증자(신주발행) 방식을 취하고, 네이버는 각 상대방에 같은 금액의 자사주를 매각한다. 자사주 교환일은 27일이며, 스튜디오드래곤의 유상증자에는 약 2주가 소요될 전망이다.
현재 네이버쇼핑의 경쟁력인 간편 결제로 이커머스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코로나19 를 계기로 온라인 시장 성장하면서 빠른 배송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추세다. 네이버는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과 제휴해 고객들에게 더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이커머스·물류 분야에서는 CJ대한통운의 e-풀필먼트 서비스가 네이버의 전략적 파트너로 본격적으로 나선다. 양사는 시범적으로 추진하던 e-풀필먼트 사업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물류 인프라 공동 투자 등의 방법을 통해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이미 네이버는 지난 4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LG생활건강 상품을 24시간 내 배송하고 있다.
한편, 와이즈앱에 따르면 거래액 기준 지난해 네이버쇼핑은 20조9000억 원이다. 이는 쿠팡을 제친 1위 규모다. 쿠팡은 2위로 17조1000억 원, 이베이는 17조 원으로 3위에 오르며 3강 체제를 보이고 있다.
◇ CJ, 네이버 IP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
콘텐츠 분야에서 네이버와 CJ는 세계시장 공략 가능성이 큰 웹툰의 영상화권리(IP) 확보 및 영상화(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에 협력하기로 했다. 양사가 공동으로 투자한 프리미엄 IP 중 일부를 CJ가 우선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고부가가치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공동 콘텐츠 투자 펀드 조성을 포함해 3년간 총 3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양사는 핵심 역량을 결합해 만든 수준 높은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K콘텐츠 확산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CJ ENM에서 최근 분사한 티빙(TVING)도 국내 대표 OTT서비스로 도약할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밖에 해외에서 인기몰이 중인 V라이브 등 네이버의 영상 플랫폼을 활용해 CJ의 음악·공연 콘텐츠를 글로벌로 유통하고, VR·AR을 적용한 새로운 유형 콘텐츠 확보와 제작을 위해서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CJ ENM이 은 콘텐츠의 밑바탕이 되는 원천 IP 의 확보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 제작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네이버웹툰의 인기 있는 IP는 이미 대중성을 검증 받았기 때문에 드라마로 제작되더라도 흥행 실패 리스크가 낮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 있는 네이버웹툰의 IP를 활용해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영화나 드라마가 기존에 다루지 못했던 독특한 세계관과 파격적인 캐릭터가 웹툰을 통해 발견되면서 다채로운 장르의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지목된다.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의 콘텐츠가 일본,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 수출될 가능성도 높다.
CJ 관계자는 “세계 수준의 콘텐츠 기획·제작 역량을 가진 CJ와 웹툰·웹소설 등 원작 콘텐츠를 보유한 네이버 간 협력으로 K콘텐츠의 글로벌 확장이 기대된다”면서 “이를 통해 국내 창작 생태계 활성화와 청년층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