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개발ㆍ5호선 연장ㆍGTX D노선 유치 등 호재 만발
법원 경매선 감정가보다 60% 웃돈도
경기 하남시 부동산 시장에 불이 붙었다. 매매ㆍ전세 가릴 것 없이 신고가 행진이다. 법원 경매에선 감정가보다 훨씬 비싼 값에 아파트가 낙찰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하남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2504만 원이다. 연초(2079만 원)보다 20% 뛰었다. 동별 상승률을 봐도 가장 집값이 완만하게 오른 곳이 8.4%(학암동)다. 창우동은 1년도 안 되는 새 집값이 37.1%가 뛰었다.
전세시장 상황은 더 뜨겁다. 연초 대비 평균 전셋값이 33.8%(3.3㎡ 기준 1191만 원→1584만 원) 올랐다.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국적으로 따져봐도 전남 곡성군 다음으로 전셋값이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말만 해도 3억 원대에 전세를 구할 수 있던 망월동 '미사강변 골든센트로' 전용 59㎡형은 지금은 1층 물건도 6억 원이 넘는다. 덕풍동 '삼부르네상스' 전용 101㎡형도 연초 4억 원대에서 이달 7억 5000만 원까지 전세 시세가 뛰었다.
이처럼 매매ㆍ전세시장 가릴 것 없이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는 건 개발 기대감, 그 중에서도 3기 신도시(교산지구) 조성사업 영향이 크다. 서울 강남 접근성이 좋은 교산지구는 3기 신도시 중에서도 알짜로 꼽힌다. 특히 전세시장에선 3기 신도시 청약을 위한 거주 기간을 채우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전셋값이 오르고 물건은 귀해졌다.
서울지하철 5호선이 미사신도시까지 연장되면서 교통편도 좋아졌다. 경기도 등은 인천ㆍ김포 등 수도권 서부와 하남을 잇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D노선도 추진하고 있다.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받아도 남는 장사"
시장이 뜨겁다 보니 법원 경매까지 열기가 번졌다. 올 1~9월 법원 경매에 나온 하남 아파트 낙찰가율은 107.6%다. 경기도 평균(97.1%) 10%포인트(P)가량 높다.
낙찰가율은 법원이 평가한 경매 물건 감정평가액과 낙찰가 사이 비율을 말한다. 낙찰가율이 100%를 넘으면 낙찰가가 감정가격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웃돈을 주고라도 물건을 낙찰받으려는 입찰자가 있다는 뜻이다.
올 5월 경매에 나온 하남시 풍산동 '미사강변 동일하이빌' 전용 84㎡형은 7억2200만10원에 낙찰됐다. 감정가(6억8700만 원)를 5% 웃돈다. 창우동 부영아파트 전용 49㎡형도 감정가(3억1500만 원)보다 무려 62% 높은 5억1000만 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집값이 오르니 그래도 남는 장사다. 미사강변 동일하이빌 전용 84㎡형과 부영아파트 전용 49㎡형도 현재 각각 10억 원, 5억3000만 원을 호가한다. 낙찰가보다 39%, 4% 올랐다.
오명원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고가 아파트도 유찰 없이 한 번에 낙찰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대장 아파트값이 오르면 다른 아파트도 따라가는 현상이 경매에서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아파트 시장에서 시작된 경매 열기는 하남 내 다른 부동산 상품으로도 옮겨가고 있다. 올해 하남 지역 다가구ㆍ단독주택 낙찰가율은 90.3%로 경기도 전체 평균치(79.1%)보다 10%포인트 웃돈다. 일반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작은 다가구ㆍ단독주택은 법원 경매에서도 낙찰가율이 낮지만 부동산 시장 전반에 훈기가 도는 하남시에선 이 같은 현상이 덜하다. 토지시장도 마찬가지여서 올해 하남에서 법원 경매에 나온 물건들은 평균적으로 감정가의 90% 이상 값을 받았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하남은 강남과 인접한 데다 5호선 개통, 3기 신도시 개발 등 호재를 업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