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높은 중대형ㆍSUV 차종 공급 늘어 부품 매출 개선…친환경차 수요에 전동화 매출 76%↑
29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9조991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소폭(0.9%) 감소한 5983억 원에 달했다. 이는 금융투자업계가 전망한 평균치(컨센서스)를 20%나 웃도는 실적이다.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2.6%, 영업익은 254%나 늘었다. 현대모비스는 코로나19로 완성차 생산이 감소하고 수요가 위축되며 2분기에 매출이 전년 대비 10%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한 분기 만에 실적이 회복세로 돌아선 데에는 모듈과 핵심부품사업 부문 매출 증가가 한몫했다. 현대모비스의 해당 부문 매출은 전 분기대비 33.9% 늘었고, 지난해와 비교해도 8.6% 증가했다.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SUV 차종으로의 부품 공급이 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전동화 부문 매출이 급속한 성장세를 이어간 점이 호실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대모비스의 3분기 전동화 부문 매출액은 1조2462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76.9% 급성장했다. 이 회사의 전동화 부문 분기 매출액이 1조 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동화 부품은 내연기관 대신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전기차(EV)ㆍ하이브리드(HEV)ㆍ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ㆍ수소 전기차(FHEV) 등에 적용되는 부품을 말한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친환경차 생산량만큼은 꾸준히 증가하며 전동화 부품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부품 매출은 매년 급속한 성장을 거듭했다. 2018년 3분기 해당 부품 매출은 4272억 원에 그쳤는데, 이듬해인 2019년 3분기에는 7046억 원으로 증가했다. 1년 새 매출이 64% 늘어난 것이다.
올해 3분기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했고, 전체 모듈 매출액 중 전동화 부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6%에서 올해 15%로 높아졌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전동화 매출은 2조9384억 원으로 3조 원에 육박한다.
현대ㆍ기아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출시되는 내년부터는 전동화 부품 수요가 더 늘어나며 현대모비스의 매출 확대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준말인 E-GMP는 전기차만을 위해 설계된 차의 뼈대로 배터리와 동력계 부품 등의 배치가 쉬워지는 장점이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말까지 대규모 수주 작업을 지속하며 매출 회복세를 유지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1월부터 지난달까지 12억8300만 달러(약 1조4523억 원) 규모의 수주에 성공하며 연간 목표치의 76%를 이미 달성했다. 3분기에만 해도 중국, 북미, 유럽 업체에 조명과 음향 부품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4분기에는 북미 지역 대형 고객사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프로젝트 수주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17억 달러(약 1조9244억 원) 상당의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지만, 생산 효율 개선, 원가 절감 등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 활동으로 실적을 방어할 수 있었다”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유연하고 효율적인 조직 체질을 갖추면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시장을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