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려 4곳 돌며 막판 총력전…바이든의 에너지 정책 공격
바이든, 오바마와 첫 동반 유세…"트럼프發 혼돈·실패 끝낼 것"
오바마 "대통령직이 리얼리티쇼냐" 맹공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번 대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미국 북동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4차례나 대규모 집회를 진행했으며, 바이든 후보 역시 강력한 우군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또 다른 주요 경합주인 중북부의 미시간주를 누비며 표심잡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무려 4곳을 누비며 막판 총력전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 바이든 후보의 에너지 정책을 공격 소재로 삼아 맹공을 펼쳤다. 그는 “바이든 후보에게 투표할 경우 천연가스의 채굴이 금지되며, 펜실베이니아주는 불경기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나는 에너지 산업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TV 토론회에서 ‘재생에너지 대체’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연방정부가 지급하는 석유산업 보조금을 끊겠다고 했다. 펜실베이니아는 미국 동북부 마셀러스 셰일지대에 걸쳐 있어 셰일산업 의존도가 높은데, 바로 이 점을 부각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트럼프는 바이든 후보를 ‘사회주의 좌파’로 규정하면서 그가 당선될 경우 블루칼라 일자리를 줄이고 세금을 인상해 중산층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중산층이 많은 제조업 중심지인 펜실베이니아 유권자 표를 흡수하려는 의도가 깔렸다.
그동안 유세 현장에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남편의 재선을 위한 막판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멜라니아 여사는 최근 16개월 만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레이스 유세에 합류했는데, 그 역시 남편과 마찬가지로 역시 펜실베이니아주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멜라니아 여사는 대선을 일주일 앞둔 지난달 27일 첫 단독유세에서부터 펜실베이니아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달 26일에만 세 차례의 유세를 이곳에서 진행한 데 이어, 곧바로 멜라니아 여사까지 다음 날 가세한 것이다. 이는 이번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가 갖는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후에도 멜라니아 여사는 플로리다주 등을 찾으면서 적극적으로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위스콘신주 웨스트밴드를 찾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동안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자 쉴새 없이 일했지만, 민주당은 의회에서 추가 경기부양책 서명을 거부했다”며 “그런 이기적이고 정치적으로 부패한 결정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과 오물 정치인들을 구별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이 나이지리아에서 납치된 미국인을 구했다”고 발표해 관중의 환호를 끌어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주요 경합 지역인 미시간주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과 첫 동반 유세를 진행했다. 바이든 후보의 든든한 후원자인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펜실베이니아 단독 유세를 통해 바이든 후보의 측면 지원에 나선 데 이어, 24일과 27일 플로리다에서 잇따른 지원 유세를 이어갔다. 이후 나흘 만인 이날 다시 바이든 후보와 함께 나타나 막판 화력 지원에 나선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플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면서 세몰이를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실패를 강조하는가 하면, “그는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 이상의 것으로 취급하는 데에도, 자신과 친구 이외의 누군가를 돕고 일을 하는 데에도 어떠한 관심을 보여주지 않았다. 불행하게도 그 결과는 나머지 사람들이 감수하며 살아야 한다”고 맹공을 펼쳤다. 그러면서 “바이든 후보는 당신들과 당신들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데 관심이 있지만, 트럼프는 본인의 자아를 충족시키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의 소개로 무대에 오른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미국의 일자리, 안전, 건강보험 등이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깊은 수렁을 경험했기 때문에 더 큰 진전을 할 기회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혼돈과 분노, 증오, 실패, 무책임을 끝내겠다. 우리는 행동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대선과 함께 치르는 의회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도 장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이 찾은 곳은 모두 이번 대선의 향방을 가를 핵심 경합주다. 북부 ‘러스트벨트 지역’인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과 남부 ‘선벨트 지역’인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 6개 주는 이번 대선의 핵심 경합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이 중에서 플로리다가 걸린 선거인단이 29명으로 가장 많으며, 뒤이어 펜실베이니아(20명)와 미시간(16명)주가 선거인단이 많다. 지난 2016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주에서 각각 0.7%포인트와 0.23%포인트 격차의 근소한 차이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승리했지만, 올해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지지율이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