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공정경제 3법 마지막 호소 "기업 현실 반영해달라"

입력 2020-11-0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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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ㆍ민주당 공정경제 입법현안 공개토론회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왼쪽 다섯번째)과 유동수 유동수 공정경제TF 위원장(왼쪽 여덟번째)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경제계가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과 관련해 여당을 만나 입법 과정에서 기업 현실을 고려해달라고 마지막으로 호소했다.

대한상의는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정경제 3법 태스크포스(TF)와 공정경제 3법과 관련한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공정경제 3법 개정 시 공정경제의 방향성에 걸맞으면서도 기업 현실에 부합하는 법 개정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6월 정부가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이후에 경제계를 포함해서 초미의 관심사가 돼 왔다”며 “국회가 국정감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법안심의를 앞둔 이 시점에서 정치권과 경제계가 문제점을 공개 논의하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고 공정성과 기업 부담 그 사이에 어디에 선을 그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과연 해결책이 법뿐인지 규범, 각종 시행령이나 하부 규정을 고쳐서 우리가 이룰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기업 부담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은 기업의 상황을 고려하겠다면서도 공정경제 3법을 처리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재차 밝혔다. 유동수 민주당 공정경제 3법 TF 위원장은 “오늘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기업의) 의견을 듣는 것은 거의 끝내려고 한다”며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도 많이 들었고, 기업들이 생각한 것보다 걱정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통령께서도 지난달 28일 국회 연설에서도 공정경제 3법 이번에 통과해 달라는 부탁도 있었고 공정경제 3법은 국정과제에 들어있어서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할 법”이라면서 “(그동안의 기업이 요청한 내용을) 잘 경청해서 입법에 잘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기존의 견해를 고수했다.

이날 이뤄진 토론에선 ‘3% 룰’(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과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조항)과 다중대표소송제(자회사 경영진에 대한 모회사 주주의 손해배상 소송 허용), 공정거래법의 전속고발제 폐지 등을 두고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한석훈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3% 룰 적용으로) 기존 회사 주주들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재산권인 주주권의 본질적 내용을 소급해 침해하는 것이므로 위헌의 여지가 있다”면서 “단기차익에만 관심 있는 투기펀드 등이 지분 쪼개기로 쉽게 감사위원을 선임해 경영 관여 함으로써 기업정보가 유출되고 적극적·효율적 경영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장덕조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벌이 업무도 집행하고 감시·감독도 하는 모순을 상당 기간 방치하고 있는 것 자체가 국회의원의 의무회피가 될 수 있지 않나”라며 “경영권 침해라는 것이 (3% 룰로 선임된) 한 명이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회사의 운영이라는 것보다는 감시·감독을 하는 감사로서 기능을 집중한다고 하면 분리선출 1명을 분리선출하는 것이 문제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또, 명한석 변호사는 “외국 투자기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인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해서 책임경영·투명경영을 도모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경제계는 공정경제 3법 개정 전 사실상 마지막 토론회라는 점에서 실제로 기업의 의견이 반영될지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은 “30분이라는 시간 동안 6명이 토론하는 것이 (입법에) 의견 수렴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의례적인 게 아니냐는 굉장히 아쉬운 생각이 든다”면서 “상법 개정안이 ‘공정경제’을 대변할 수 있는 법인지, 공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공정이며, 누구를 보호하기 위한 법인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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